민간업체 이어 보육단체도 반발…"여러 불편 초래"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기도가 도 금고 은행들과 추진한 어린이집 회계관리시스템 무료보급을 연기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31일 "남경필 지사와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등 보육단체의 간담회에서 보육단체장들이 회계관리시스템 보급을 반대했다"며 "민간업체에 이어 보육단체에서도 반발하는 만큼 9월 예정된 시스템 보급을 미루고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는 경기도형 따복어린이집 3곳과 국공립어린이집 625곳 등 628곳은 9월부터, 공공형어린이집과 직장어린이집 1천112곳은 내년 3월부터 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고 나머지 민간어린이집 1만여곳은 사용을 권장한다는 계획이었다.
회계관리시스템은 도 금고를 운영하는 신한은행, 농협과 함께 개발을 마친 상태다.
시스템이 보급되면 어린이집이 민간업체에 내는 회계처리 대행 수수료(연평균 40만원)를 아낄 수 있고 사용금액의 일정 비율은 포인트로 적립돼 어린이집에 이득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도가 지도감독에 무게를 두고 회계관리시스템 보급을 추진하는 것 같다"며 "민간업체가 회계 외에 재무·노무까지 포괄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데다가 현재 이용하는 은행들도 포인트 적립을 하고 있다. 보육 현장에 여러가지 불편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어린이집 회계처리를 대행하는 23개 민간업체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비영리프로그램사업자협의회는 "경기도가 소프트웨어를 개발, 보급하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시에 따라 민간시장 침해 여부를 사전 검증·평가하는 소프트웨어사업영향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어겼다"고 반발했다.
협의회는 또 "신한은행과 농협은 전용카드 발급을 통해 이득을 보게 되고, 어린이집 운영자들은 은행 선택권, 프로그램 선택권을 박탈당한다"며 시스템 보급을 강행할 경우 공익감사와 손실보상 청구 등의 대응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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