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로 번호 가리고 교도관 속여…11명 다시 붙잡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앨라배마 주(州) 북부 도시 재스퍼에 있는 워커카운티 교도소에서 30일 밤(이하 현지시간) 수감자 12명이 집단탈주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워커카운티 경찰은 31일 현재 11명이 탈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붙잡혀 재수감됐으며, 탈주범 한 명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탈주한 과정은 기상천외하다.
워커카운티 경찰관 짐 언더우드는 현지 취재진에 탈주범들이 교도관을 속이기 위해 '땅콩버터'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언더우드는 "탈주범이 땅콩버터를 사용해 출입문 번호 일부를 가림으로써 중앙통제실에 있는 교도관이 교도소 내 감방 출입문과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 번호를 헷갈리게 했다"면서 "한 재소자가 근무 중인 신참 교도관에게 감방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문을 열어 달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이 교도관이 밖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줬고 그쪽으로 탈주범들이 달아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미친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탈주범들은 여우처럼 교활하게 행동했다"며 "그들의 탈주계획은 매우 잘 짜여 있었다"고 말했다.
탈주범들은 밖으로 나간 뒤 담요를 이용해 철조망 펜스를 넘어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탈주범 12명 중 11명은 채 8시간이 지나지 않아 붙잡혔다. 이들이 재검거되는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추적 중인 탈주범은 코르도바 출신의 브래디 앤드루 킬패트릭(24)으로 마약 범죄로 수감돼 있었다. 경찰은 탈주범에 현상금을 내걸었다.
경찰은 전날 밤 인근 주민에게 "탈주범을 추적 중이니 되도록 집 안에 머물고 가옥 밖에 있는 외등을 켜두라"고 요청했다.
탈주범 중에는 두 명의 살인범이 포함돼 있었으나 둘 다 재수감됐다. 나머지 탈주자 중에 중범죄자는 없었다.
워커카운티 교도소는 1998년 설립됐으며 250여 명의 재소자가 수용돼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오클라호마 링컨카운티 교도소에서 재소자 4명이 냉방장치 환기구를 통해 탈주한 사건이 있었다.
작년에는 테네시 주 뉴포트 코케카운티 교도소에서 수형자 6명이 화장실 내부의 갈라진 틈으로 탈주했다가 전원이 검거된 적이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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