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로봇 교역은 늘어…올 세계무역은 증가 전환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2016년 세계무역액이 저유가 등 원자재 가격 부진으로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올해는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일본 무역진흥기구(JETRO)가 1일 전망했다.
JETRO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무역액(상품무역, 명목수출액 기준)은 전년 대비 3.1% 줄어든 15조6천201억달러다. 전년(-12.9%)에 비해 감소폭은 줄었지만 2년 연속 감소했다.
연속 역성장은 1981~83년 이래 처음이다. 실질무역 지표인 무역수량(수출 기준)은 0.2% 감소해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부 내역을 보면 세계무역 1, 2위 국가인 미국(수출 2위, 수입 1위)과 중국(수출 1위, 수입 2위)의 수출입이 2년째 줄었다. 원자재 가격 저조로 48개 원자재수출국의 수출액이 9.7% 줄었고 수입은 8.7% 줄어 작년 세계무역액 감소의 절반 가까이는 원자재 수출국의 무역감소가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연합(EU)은 수출이 0.2% 줄고 수입은 0.1% 늘어 다른 지역에 비해 선방했다. 특히 역내의 독일은 수출입이 모두 늘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수출이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세계무역의 4분의 1을 점하는 자원관련상품(광물성연료, 광석, 비금속, 식료품, 유지 등)의 2016년 무역액(수출)은 자원가격 하락을 반영해 8.9% 줄어든 3조9천627억달러였다.
이에 반해 정보기술(IT)산업의 활황과 함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품목들의 교역이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예컨대 반도체제조장치의 무역액은 18.0%, 산업용 로봇은 7.7% 늘었다.
JETRO는 "세계의 수요를 웃도는 속도로 늘어나던 무역량이 현재는 감속경향이다"면서 "무역량 증가가 세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밑도는 슬로 트레이드(Slow Trade) 현상이 계속됐다"고 진단했다.
세계무역 신장률은 2012년 이후 급격하게 둔화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비율은 1을 밑돌고 있다. 슬로 트레이드 현상은 신흥·개도국(0.4)에서 특히 심각해 2005~16년 선진국(1.6)보다 현저히 낮았다.
슬로 트레이드 현상은 세계적인 수요감소가 주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수입 유발효과가 큰 투자의 저조에 의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JETRO는 분석했다. 그밖에는 무역정책 변화 등을 꼽았다.
그런데 올해에는 세계무역 수량이 1.8~3.6% 늘어날 것으로 JETRO는 봤다.
JETRO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각국 중앙은행 등의 조사 등을 토대로 "2017년에는 원자재가격 상승이나 세계경제 성장 가속에 의해 무역액도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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