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검장 취임식…"일반사건·민원처리에서도 국민 불신 누적돼"
세월호 때 해경 '업무상 과실치사' 적용 두고 법무부와 갈등…한때 좌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1일 서울고검장으로 취임한 조은석(52·사법연수원 19기) 고검장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작은 형사사건과 민원 처리 과정에서부터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난 검사 생활을 돌아보면 검찰이 위기가 아닌 적이 많지 않았다"며 "상시화한 검찰 위기는 국민 신뢰 회복의 길을 제대로 가지 않았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선 검찰 전체 사건 중 특별수사 사건과 같은 특정 사건 1% 탓에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한다"며 "그러나 나머지 99%의 형사사건과 민원업무 처리 과정에서 조금씩 누적된 불신이 국민 신뢰 상실의 밑바닥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 등 검찰 업무를 하면서 당사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새로운 억울함을 유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조 고검장은 지난 27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이었다.
상대적으로 한직으로 여겨지던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맡다가 일선 고검장 중 '맏형'격인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사례는 흔치 않은 편이다. 검찰 내부에서 이런 조 고검장 승진을 '화려한 부활'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조 검사장은 수원지검·서울지검 등을 거쳐 대검찰청 공판송무과장,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대검 대변인,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 형사부장, 청주지검장 등을 지냈다.
근성 있고 끈질긴 수사 스타일을 보이는 검찰 내의 '특수통'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해양경찰의 구조 부실에 대한 검·경의 합동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당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대거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법무부와 법리 검토·적용 대상 등에 이견을 보여 조정 과정에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후 그가 수사 일선에서 벗어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되자 연수원 동기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세월호 수사 개입 의혹'과 맞물려 일각에선 "우 전 수석과 대립각을 세워 밀려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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