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잇따라 군사적 위력 시위…국방외교 성과 훼손"

입력 2017-08-01 11:20  

"中, 잇따라 군사적 위력 시위…국방외교 성과 훼손"

中, 열병식서 대만 총통부 공격 가능성 암시…레이더 자폭 공격 드론도 첫선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군이 지난달 30일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같은 레이더 체계에 자폭 공격을 가할 드론(무인기)을 선보이는 등 잇따라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그동안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 등을 통해 쌓아올린 국방외교 성과가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에 따르면 중국군은 지난달 30일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주르허(朱日和) 사막 훈련기지에서 치른 건군절 열병식에서 ASN-301 무인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중국신문망은 레이더 탐지를 피할 수 있는 반복사(反輻射) 무인기인 ASN-301가 레이더를 상대로 자폭 공격을 가할 수 있으며 폭발 후 7천 개의 파편을 방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ASN-301은 가격이 30만 달러(약 3억3천만 원) 수준이어서 100만 달러에 달하는 일반 순항미사일보다 가격 우위가 있다고 중국신문망이 전했다.

이스라엘 모델을 기반으로 한 ASN-301은 시속 220km로 최장 4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으며 최장 228㎞ 거리의 레이더 8개까지 공격할 수 있다.

중국 뉴스포털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은 지난 4월 ASN-301이 실전 배치됐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ASN-301이 주한미군의 사드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운항거리를 대폭 늘리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 만큼 현재로선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관영 CCTV가 공개한 주르허 열병식장에는 대만 총통부 건물의 모형으로 보이는 과녁도 등장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열병식에서 군에 전투를 준비하고 중국을 감히 공격하는 모든 적을 물리치라고 지시해 역대 첫 건군 기념용 열병식이 주변국에 대한 군사력 과시 목적임을 시사했다.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열병식 개최지인 주르허를 정복자인 칭기즈칸, 청나라 강희제(康熙帝) 등의 정벌 지역과 연계한 기사를 내보내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열병식을 사열한 시 주석을 정복자 반열에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學習時報)는 지난달 28일 사설에서 시 주석이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 등을 개인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시 주석의 지도력을 칭송했다.

중국은 지난 6월 16일부터 인도군과 국경 대치가 이뤄지고 있는 티베트 고원에 부대와 군수품을 늘리고 있으며 실탄사격 훈련도 시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주변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면 유엔평화유지군 파견, 외국군과 합동훈련 등을 통해 쌓은 군사외교의 성과가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해군이 지난 4월부터 구축함 창춘(長春)과 프리깃함 징저우(荊州), 보급함 차오후(巢湖) 등 3척으로 이뤄진 함대를 잠재적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국 20여 개국에 파견하는 역대 최장 원양 항해를 통해 우호 증진을 꾀하고 있지만, 주변국과 긴장 고조로 효과가 약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등 9개 지역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최다인 2천5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병했으며 유엔 평화유지 비용의 10.2%를 책임지고 있다.

중국군은 작년 미국, 러시아, 파키스탄 등과 양국 간 또는 다국간 합동 군사훈련 30여 건을 시행했으며 지난주에는 처음으로 발트 해에서 러시아와 합동 해상 군사훈련을 시행했다.

중국은 2014년 서방 주도의 '샹그릴라 대화'에 대응한 샹산포럼을 연례 국방·안보 대화로 격상했으며 올해 신설된 미·중 외교안보대화를 통해 미국과 군사적 대화를 강화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라파엘로 판투치 국제안보연구 그룹장은 SCMP에 중국군의 주변국에 대한 공격적 대응이 중국군 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판투치 그룹장은 남중국해 내 중국의 공격적 행동과 신경제구상인 해상 실크로드 사이에 근본적인 단절이 있지만, 중국이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며 "중국이 한편으로 신뢰와 관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안보 전문가인 존 블랙스랜드 호주국립대 교수는 중국이 인도에 강경 대응하는 것이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고 인도와 주변국들의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에서 중국의 호의적 발언이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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