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사법개혁안을 놓고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고 있는 폴란드가 유럽에 마지막 남은 원시림 벌목을 놓고 EU의 결정에 또다시 어깃장을 놓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환경부는 바이알로비에자 원시림에서 벌목을 중단하라는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 숲에서 나무를 계속 벨 것이라고 밝혔다.
얀 시슈코 폴란드 환경부장관은 향후 벌목 작업을 지속할 것이며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방송 TVN24는 바이알로비에자 원시림에서 기계를 동원해 나무를 베 쓰러뜨리는 장면을 방영했다.
폴란드 그린피스 대변인은 "강도가 약하긴 하지만 나무가 계속해서 쓰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벌목 작업이 계속되는지 확인차 촬영을 시도하려던 촬영기사가 벌목 회사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바이알로비에자 원시림은 폴란드와 벨라루스에 걸친 약 15만㏊ 규모 숲이다.
벨라루스는 자국에 속한 숲 전체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했지만 폴란드는 일부 지역만 보존한다.
이 원시림은 유럽에서 가장 큰 포유동물인 유럽 들소를 포함한 동물 2만여종과 50m에 이르는 전나무 등 키 큰 나무의 서식지다.
EU는 벌목 작업이 독특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원시림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13일 폴란드 정부를 법정에 세웠다.
지난해 5월부터 벌목을 시작한 폴란드 정부는 나무좀으로 인한 산림 훼손을 막고 산불 위험을 예방하려는 조치로 벌목을 허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학자와 생태학자들, EU는 보호를 받는 노숙림(老熟林·오래 된 나무가 많은 숲)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나무를 채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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