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AF 회장, 세계기록 새 기준 "연내 이사회서 논의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앞으로는 육상경기에서 역대 최고 기록이라든가, 몇십 년 만의 세계신기록이라는 표현이 사라질지 모른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잦은 도핑 파문으로 세계기록의 신뢰성이 흔들리자 세계기록의 새로운 기준을 정하기 위한 논의를 연내에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일 NHK에 따르면 세바스찬 코 국제육상연맹 회장은 지난달 31일 런던에서 열린 IAAF 이사회가 끝난 후 한 기자회견에서 세계기록에 관한 새로운 기준을 "연내에 국제연맹 이사회에서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육상연맹은 도핑 파문이 계속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지금까지의 세계기록이나 유럽기록을 지나간 것으로 치고 대회전 1년 동안 일정 횟수 이상의 도핑검사를 받고 국제육상연맹이 주최하는 대회 등 운영과 기록측정이 높은 수준의 대회기록만을 신기록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새로운 세계기록 기준안을 지난 4월 승인했다.
유럽 육상연맹은 급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새 기준을 국제육상연맹에 공식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세바스찬 코 회장은 "유럽연맹은 선수와 관계자들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달에는 제안하지 않기로 했지만, 연내에 국제연맹 이사회가 이 문제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맹의 제안에 대해서는 2003년 세계여자마라톤에서 세계기록을 세워 현재도 10㎞ 도로경기 기록 보유자인 영국 마라토너 폴라 래드클리프가 SNS에 "비겁하다"는 글을 올리는 등 각국 선수에게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올해 IAAF 이사회에는 재작년 11월부터 국제대회 출전자격이 박탈된 러시아 육상연맹에 대해 출전 자격회복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출전을 계속 제한하는 안건을 승인됐다. 이사회의 이 결의는 3일 열리는 총회에서 정식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유럽 육상연맹이 제안키로 한 세계기록의 새로운 기준에 대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남자 1,600m 달리기 세계기록 보유자인 미국 육상선수 마이클 존슨은 NHK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세계기록을 말소하는 게 어떻게 도핑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지 나한테 확실히 설명해 달라"면서 "아무도 이 제안을 이해하지 못할 거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잦은 도핑 파문에 대해 "범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사회에는 법을 통해 범죄를 되도록 줄이는 체제가 마련돼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스포츠계에는 도핑을 막을 대책에 관한 자료와 연구가 부족하고 단속할 시스템도 구축돼 있지 않아 위반을 최대한 막을 체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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