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아일랜드'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강주는 부모님과 함께 6박7일 여름휴가를 떠난다. 아빠 회사의 신입사원이 고향이라며 강력 추천한 작은 섬 '부유도'. 뿌리없이 둥둥 떠다녀 부유도라고 했다.
'완득이' 작가 김려령의 신작 동화 '플로팅 아일랜드'(비룡소)는 부유도로 휴가를 떠난 강주 가족의 이야기다. 라면까지 바득바득 챙기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밤마다 캠핑이라도 즐길 분위기다. 그러나 몇 차례 배를 갈아타고 도착한 부유도는 왠지 으스스하다.
회사 후배 말과는 달리 육지의 도시 못지않은 번화가가 있어 마치 한국어를 쓰는 다른 나라에 온 느낌이다. 심지어 트램도 다닌다. 호텔 할아버지는 숙박비도 받지 않는단다. 섬사람들의 지나친 친절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가족들은 곧 이상한 낌새를 챈다. 휴대전화도 되지 않고, 우중충한 분위기의 하리마을엔 곧 무너질 듯 허름한 집들이 엉겨붙어 있다. 강주는 하리마을 초이·초아 남매와 함께 어울리며 섬의 비밀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초이는 지게를 지고 쓰레기 나르는 일을 하며 더러운 우물물을 먹는다. "배신자라서 그래. 가족 중 누구라도 여길 떠나면 안 돼. 그러면 우리처럼 섬 밖으로 쫓겨나. 조상 중에라도 있으면 안 돼." 부유도의 어두운 비밀에 접근하게 된 강주네 가족에게는 곧 위기가 찾아온다. 섬을 빠져나갈 배편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하리마을 사람들이 강주네를 돕고 나선다.
외부와 단절된 채 위치정보도 없는 정체불명의 섬마을은 우리들 마음속을 부유하는 또다른 섬을 떠올리게 한다. 독자는 강주와 초이 남매의 우정, 강주네 가족을 만나고 조금씩 달라져 가는 하리마을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작가의 말이다.
"아이의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봐 주십시오. 우리 아이들이 지금 원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우리 아이들이 정처 없이 떠다니고 있지는 않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잘 버티고 있는지. 저는 아이들이 버티는 세상이 아니라, 즐겁게 사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주미 그림. 204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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