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가택연금 野지도자 2명 구금…"탈출시도·정치발언"

입력 2017-08-02 00:49  

베네수엘라 가택연금 野지도자 2명 구금…"탈출시도·정치발언"

당국 레오폴도 로페스, 안토니오 레데스마 새벽에 연행…美 "깊은 우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헌의회 선거 시행 이틀 만에 야권지도자 2명을 다시 구금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보당국은 이날 새벽 야당 지도자인 레오폴도 로페스(46)와 안토니오 레데스마(62) 전 카라카스 시장을 라모 베르데 군 교도소에 구금했다고 두 인사의 가족들이 전했다.

대법원은 두 사람이 탈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면서 금지된 정치적인 발언도 해 가택연금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2014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 폭력을 조장했다는 혐의로 체포됐고, 추후에 쿠데타 기획 혐의가 추가됐다. 13년 형을 선고받은 로페스는 라모 베르데 군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가 지난달부터 가택연금 상태로 전환됐다.

레데스마는 2015년 구속된 뒤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왔다. 이들은 최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정부를 비판하고 제헌의회 선거 불참을 독려해왔다.

두 인사의 부인들은 체포 당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로페스의 부인인 릴리안 틴토리는 트위터에 "그들이 방금 집에서 남편을 데려갔다"며 "우리는 남편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적었다.

레데스마의 부인은 스페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스페인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독재를 비난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가택연금 중이던 야권 인사를 교도소에 구금한 것은 베네수엘라 정권이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선거를 시행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제헌의회 선거 당일에 선거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렬히 벌어져 군인과 야권 간부 등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지난 4월 이후 계속된 반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 속에 최소 125명이 사망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조기 대선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개헌 권한을 지닌 제헌의회 구성을 추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제헌의회만이 평화를 가져오고 양분된 사회에 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야당은 개헌 등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제헌의회가 야권이 장악한 의회는 물론 언론과 표현의 자유 등을 무력화하고 마두로 대통령의 권력을 한층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것으로 우려, 제헌의회 선거에 불참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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