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외무상은 자민당 정조회장 검토"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최근 내각 지지율 급락으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3일 개각으로 상황 반전을 노리는 가운데 주요 각료로 입각을 제의받은 당사자가 이를 거부, 막판 인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달 31일 이부키 분메이(伊吸文明) 전 중의원 의장에게 문부과학상 자리를 제의했지만 이부키 전 의장은 이를 고사했다.
문부과학상 인선은 아베 총리가 아키에(昭惠) 부인이 연루된 모리토모(森友)학원 문제에 이어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어서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자신의 제1차 정권에서 문부과학상 재직 경험이 있는 이부키 전 의장의 기용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부키 전 의장은 중의원 의장이었던 자신이 총리나 그 밑에서 일하는 각료로 취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아사히는 이부키의 고사 움직임으로 아베 총리의 국면 타개용 개각 효과가 퇴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이번 일이 아베 총리에게 타격이 커 인선 구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문부과학상 인사가 실패하면 총리에 대한 반발은 물론이고 그 여파는 다른 행정부로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자민당의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총무회장을 기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NHK가 보도했다.
노다 전 총무회장은 2015년 9월 총재 선거에 아베 총리에 맞서 출마하는 방안을 한때 검토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발탁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여성 각료로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자위대 문서 은폐 문제와 자질 시비로 사퇴한 가운데 자신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인물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안정' 위주의 개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총리보좌관의 입각도 유력시되는 것으로 전해져 폭넓은 인재 기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에 대해선 전날까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러한 방향을 바꿔 자민당 정조회장으로 기용하는 쪽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줄곧 재직해 온 기시다 외무상은 당무를 경험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전날 "심기일전하고 싶다"며 3일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 방침을 밝혔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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