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현대인은 마음속 온갖 감정 덩어리에 묻힌 진짜 감정을 알지 못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가짜 감정만을 표현하며 살아간다.
걸핏하면 화만 내는 사람, 속을 알 수 없게 사람 좋은 미소만 짓는 사람, 불안을 감추고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사람까지 각자 어떤 방식으로든 감정을 표현하지만 해소는커녕 소화불량 상태만 호소한다.
MBC TV 'MBC스페셜'은 오는 3일 폭주하는 스트레스에 탈진 직전인 대한민국 현대인들에 대한 보고서 '당신의 행복을 앗아가는, 가짜 감정중독'을 방송한다고 2일 밝혔다.
일본 후쿠이현의 명승지 도진보 절벽에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자살시도자가 몰려든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줄곧 들어온 '참으라'는 말, '가망'(がまん) 문화 때문에 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해 힘들어하다가 죽음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이곳에서 13년간 자살시도자를 구해온 시게 유키오 씨는 감정을 억압하고 사는 한국인들에게 "사람들을 믿고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발산해 보라"고 충고한다.
5년 차 정신과 전문의 임재영 씨도 최근 진료실을 박차고 거리로 나섰다. 진료실에 찾아오는 이들은 이미 약이 아니고서는 손댈 수 없을 만큼 감정이 무너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좀 더 사람들을 쉽게 만나고자 '상담 트럭'에 올랐다.
임 전문의는 "싫어도 좋은 척, 화나도 쿨한 척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실한 감정 표현은 저급한 일로 취급되면서 감정 중독자들이 양산됐다"고 말한다.
제작진은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주부, 늘 불안에 시달리는 20대 직장인 등을 만나 '감정캠프'도 떠났다. 90일간의 감정중독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은 일상에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3일 밤 11시 1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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