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너지 중이온 충돌 실험서 관측…네이처 표지 논문 게재
부산대 참여 '스타실험그룹' 연구 주도…"우주 진화과정 연구 새로운 이정표"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강한 토네이도보다 10의 23제곱 배나 더 강력한 소용돌이를 세계 처음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측정 실험 결과는 향후 우주 근원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과학계는 전망했다.
부산대는 유인권 물리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BNL)의 스타(STAR·the Solenoid Tracker at RHIC) 실험그룹이 우주에서 가장 강한 소용돌이를 금핵-금핵 충돌을 통해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금핵은 금 원자에서 전자를 모두 제거한 이온 상태의 금 원자핵을 말한다.
이 실험과 연구 결과는 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3일자 표지 논문을 장식했다.
지금까지 자연에서 관찰된 적이 없는 소용돌이 현상을 관측한 스타실험그룹은 1999년부터 시작된 중이온 충돌 실험의 대표적인 연구팀이다. 현재 세계 13개국 500여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협업해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번에 발견된 엄청난 크기의 소용돌이는 중심에너지 80억∼400억 전자볼트의 금핵과 금핵 충돌실험에서 관측됐다. 지금까지 실험에서 측정된 가장 큰 소용돌이보다 10의 19제곱 배 이상, 자연의 토네이도 기록보다는 10의 23제곱 배 강력한 우주 최강 소용돌이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 결과는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RHIC)에서 생성되는 극한 상태의 물질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를 제공할 것이란 게 과학계의 분석이다.
이번 실험으로 새롭고도 엄청나게 강한 소용돌이 구조가 존재함을 알 수 있게 됐고 이는 극한 상태의 유체역학 이론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스타그룹은 이에 앞서 2005년 대형가속기를 통한 중이온 충돌 실험에서 생성된 물질의 상태가 점성이 거의 없는 완전유체임을 관측했다. 이는 우주의 초기 상태일 것으로 예측되는 쿼크-글루온 플라스마의 존재에 대한 중요한 증거로 여겨졌다.
스타그룹은 이번 금핵-금핵 충돌 실험에 앞서 양성자·구리·금·우라늄 등 다양한 핵종을 양쪽에서 충돌시키는 원자핵 충돌실험을 해왔다.
이번 연구에서 부산대 연구진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중견 연구자 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했다. 유인권 교수 등은 무거운 쿼크에서 붕괴한 전자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유 교수는 "엄청난 에너지로 충돌한 원자핵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물질상태에 대한 연구는 최초의 우주에서 생성된 입자들이 어떻게 결합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원자·분자와 같은 물질 세계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연구"라며 "이번 연구 결과로 이제까지 상상하지도 못했던 소용돌이 구조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물질상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면 물질의 근원과 그 진화과정을 알아내는 데 한 발 더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jm70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