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위 상설화·공공투자 확대·스튜어드십 도입 등도 숙제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새 이사장 공모에 나서면서 장기 리더십 공백 상태를 끝내고 조만간 정상궤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으로서는 그간 대행체제의 불안정한 조직운영을 끝내고 가입자인 국민에게 피해를 줄지 모른다는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2천200만명의 가입자와 420만명의 수급자, 580조원의 기금을 관리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누가 새 이사장이 되든 어깨의 짐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로 조직설립 30주년을 맞았지만, 잔칫집 분위기는커녕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맞물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압력 행사 혐의로 지난해 12월말 문형표 전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구속기소 되면서 7개월 넘는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은 게 직접적 이유다.
국민연금은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로 그러잖아도 국민 불신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의 쌈짓돈을 활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런 조직에 어떻게 소중한 노후자금을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장기간 이사장 부재 상황이 지속하면서 공단운영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못하고 조직은 조직대로 흔들리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따라서 새 이사장이 최우선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이렇게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안정을 꾀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연금과 기금운용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제고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실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공단 노조도 지난달 20일 성명을 내어 신임 이사장은 무엇보다 국민연금제도와 기금에 대한 전문적이고 균형 있는 식견을 보유하고 국민연금 신뢰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재 논의만 무성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화하는 방안과 특수채권 매입 등 간접투자를 통한 공공투자 확대방안, 스튜어트십 코드 도입방안 등도 새 이사장이 해결해야 할 주요한 숙제들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단순히 주식 보유와 그에 따른 의결권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기업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 성장에 기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행동 강령이다.
마치 건강검진을 하듯이 국민연금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2018년 4차 재정계산을 앞두고 사전 실무준비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새 이사장의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기금소진 시점을 재조정하고, 현재 9%에 묶여있는 보험료율을 더 올릴지를 정하게 된다.
정부는 2013년 3차 국민연금 장기재정계산에서 현행 9% 보험료율을 유지하면 국민연금 적립규모는 2043년 2천561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44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60년에 바닥난다고 전망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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