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실종 30대 한국인, 조난 사흘 만에 숨진채 발견(종합2보)

입력 2017-08-03 01:39   수정 2017-08-03 08:36

알프스 실종 30대 한국인, 조난 사흘 만에 숨진채 발견(종합2보)

佛 구조대 강풍 잠잠해지자 헬기 수색재개…몽블랑 해발 4천300m 지점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알프스산맥의 몽블랑(Mont Blanc)산을 등반하다 실종된 한국인 남성 이모(34)씨가 조난 당한 지 사흘 만에 산악구조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프랑스 오트사부아 지역 샤모니몽블랑 산악구조대는 2일 오후 2시 30분께(현지시간) 이씨가 조난신호를 보낸 몽블랑산의 해발 4천300m 브렌바 지역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최고시속 130㎞에 이르는 강풍으로 헬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던 구조대는 이날 오후 1시께 바람이 잠잠해진 틈을 타 수색작업을 재개, 한 시간 반 만에 이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구조대의 헬리콥터로 샤모니몽블랑으로 운구됐다.

이씨의 실종 이후 직원을 현지에 급파해 상황을 주시해온 주프랑스한국대사관 측은 "구조대로부터 시신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접수한 뒤 이 사실을 유족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현지 구조대, 유족들과 이씨의 시신 인도절차 등을 협의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 거주해온 이씨는 대학 선배인 또 다른 이모 씨(4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거주)와 함께 지난달 30일 오전 1시에 해발 3천613m 코스믹 산장을 출발, 그날 저녁 브렌바 지역에서 기상악화로 발이 묶였다며 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당일 기상사정이 좋지 않은 탓에 구조대는 헬기를 띄우지 못했고, 이들은 만년설 지대에서 설동(눈굴)을 파고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구조대는 하루 뒤인 31일 오전 구조작업을 재개해 해발 4천300m 산악지대에서 44세 이씨만 구조할 수 있었다. 구조 당시 이들이 함께 있지 않았던 것은 한 명이 안전지대 확보를 위해, 또는 구조대에 연락을 취하기 위해 이동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에 걸쳐 있는 알프스산맥의 몽블랑 산은 해발 4천807m의 서유럽 최고봉으로, 전 세계에서 프로 산악인들뿐 아니라 아마추어 산악인들까지 끊임없이 등반에 도전하는 명산이다.

그러나 만년설 지대에는 크레바스(얼음이 갈라진 틈)들이 잠복해있고, 악천후 등으로 경험이 풍부한 산악인들도 조난과 실종, 사망으로 이어지는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어 등반 시 철저한 준비와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에 변을 당한 이씨도 지난해 몽블랑산을 등정하는 등 알프스와 히말라야 등지의 고산을 오른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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