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세계육상 '막차 탄' 멀리뛰기 김덕현, 간절한 결선행

입력 2017-08-03 09:03  

런던 세계육상 '막차 탄' 멀리뛰기 김덕현, 간절한 결선행

5일 오전 멀리뛰기 예선…5번째 세계선수권 출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 나설 때마다 불운에 울었던 김덕현(32·광주광역시청)에게 '마지막 행운'이 찾아왔다.

김덕현은 남자 멀리뛰기 기준 기록(8m15)을 통과하지 못하고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멀리뛰기 참가 목표인원을 32명으로 정했다. 이번 시즌 8m15 이상을 뛴 남자 멀리뛰기 선수는 정확히 32명이었다.

하지만 나라별 출전 선수는 3명으로 제한한다. 미국 선수 5명이 8m15 이상을 뛰었지만, 2명은 이번 대회에 나설 수 없다.

그렇게 빈 자리가 생겼고 IAAF는 기준 기록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 중 상위 랭커에게 출전권을 부여했다. 8m11로 올 시즌 세계랭킹 38위에 오른 김덕현에게도 기회가 왔다.

이렇게 막차를 탄 김덕현은 런던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런던 스타디움에서 선다.

남자 멀리뛰기 예선은 5일 오전 3시 30분에 시작한다.

런던 대회에서는 막차를 탔지만, 김덕현은 한국 도약 종목 일인자의 자존심을 걸고 무대에 오른다.

김덕현은 늦깎이다. 광주체고 1학년 때 엘리트 육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단숨에 한국 도약 종목 일인자로 올라섰고, 한국 선수에게는 높아만 보였던 기준 기록을 통과하며 세계육상선수권, 올림픽 등 메이저대회에 출전했다.

김덕현에게 런던 대회는 개인 5번째 세계선수권이다.

2007년 오사카 대회 세단뛰기에 출전하며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은 그는 2009년 베를린(멀리뛰기), 2011년 대구(멀리뛰기, 세단뛰기), 2015년 베이징(세단뛰기) 대회에도 나섰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 선수 중 최다 출전이다.

도로 종목으로 시선을 넓혀도 런던에서 6번째 세계선수권을 맞이하는 경보 김현섭만이 김덕현보다 자주 큰 무대를 밟았다.

세계육상선수권은 김덕현에게 희망과 절망을 교차해서 안겼다.

그는 2007년 오사카 대회 세단뛰기 예선 8위를 차지하며 결선 진출(12명)의 쾌거를 이뤘다. 결선에서도 9위를 차지하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는 멀리뛰기에 출전해 예선 24위 탈락한 그는 2011년 대구에서는 멀리뛰기 예선 11위로 결선 진출권을 얻었다. 그러나 세단뛰기에도 출전하다 부상을 당해, 멀리뛰기 결선에서는 기권했다.

2015년 베이징 대회 세단뛰기에서는 14위로 아쉽게 예선탈락했다.

런던 대회는 김덕현이 오르는 마지막 메이저 무대다.

그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최초로 멀리뛰기, 세단뛰기에 모두 출전하는 기록을 썼으나 대회 당시 왼발을 다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김덕현은 멀리뛰기에 주력했다.

그의 멀리뛰기 개인 최고 기록은 2016년 6월에 세운 8m22다. 개인 기록에 접근하기만 해도 톱10 진입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관건은 '기량 발휘'다. 김덕현은 12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진출권을 얻고자 5일 오전 힘차게 도약한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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