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역실록· 옛농사이야기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아버지와 살면 = 일본의 '국민 극작가'로 불리는 이노우에 히사시(1934∼2010)의 희곡.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3년 후인 1948년 7월 히로시마. 도서관 사서인 미쓰에는 원자폭탄으로 아버지 다케조를 잃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속에 살아간다. 그러던 중 미쓰에는 도서관으로 원폭 자료를 찾으러 온 기노시타를 만나고 두 사람은 호감을 느낀다. 그러나 미쓰에는 자신이 행복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기노시타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를 보다 못한 다케조는 유령으로 나타나 미쓰에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한다.
이노우에 히사시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전쟁 3부작을 쓸 계획이었지만 이 작품만을 완성한 채 2010년 세상을 떠났다.
정은문고. 정수윤 옮김. 128쪽. 9천800원.
▲ 홍세화의 공부 =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유명한 홍세화씨의 공부론. 천정환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와 홍세화씨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됐다.
홍세화는 자신에게 공부는 '나를 잘 짓기 위한 끝없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 각자에게 한 번 태어나 되돌릴 수 없는 삶을 어떻게 지을까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어떤 인간도 죽는 순간까지 완성된 존재가 될 수 없다고 할 때 자신을 조금이라도 잘 짓기 위한 공부는 '아직 살아있는 자'의 당연한 과제"라고 말한다.
알마. 212쪽. 1만3천500원.
▲ 조선반역실록 = 베스트셀러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영규씨가 12개의 반역 사건으로 조선사를 바라본다.
고려 입장에서 마지막 역적이었던 이성계부터 이징옥, 이시애, 남이, 허균, 이괄, 이인좌 등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저자는 "역사는 늘 이긴 자 입장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반역자는 항상 악인으로 기술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그 서술의 행간을 자세히 살피고 그 행간에 숨어있는 또 다른 진실을 찾아내면 반역의 그늘 속에 숨겨진 그 시대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김영사. 332쪽. 1만3천원.
▲ 옛 농사 이야기 = 글 쓰는 농부이자 생태영성운동가인 전희식씨가 전통 농사법과 농촌 문화, 옛 농부들의 살림 이야기를 계절별로 구성해 담았다.
기계가 없던 시절 이웃끼리 들밥을 먹어가며 품앗이하던 모습과 명절의 계모임 풍경, 농가 머슴들의 새경 협상, 액을 막고 풍년을 기원했던 제례인 세사, 보리밭 밟기, 밀살이 등 옛 농촌들의 풍경을 농서와 어르신들의 구술 등으로 복원한다.
저자는 농사의 목적이 자급자족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것으로 바뀌면서 농사법도 바뀌고 덩달아 사람 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도 변했다고 아쉬워한다.
또 사람 됨됨이에 관한 많은 지혜도 사장됐고 옛 모습을 대변해줄 생활도구조차 남아있는 게 없다고 지적하며 농업의 건강한 미래를 꿈꾸려면 옛 농사생활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들녘. 224쪽. 1만2천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