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32년째 권좌에 앉아 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심기가 요즘 편치 않다.
내년 7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지지세를 키우는 가운데 자신의 와병 또는 사망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돌고 있어서다.
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최근 한 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하며 야당과 연계된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망 또는 질병에 관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훈센 총리는 자신이 프랑스나 싱가포르 병원에 입원했거나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졌다는 소문이 대부분 야당 인사들에 의해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죽기를 기도한다면 당신이 먼저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당신들 모두를 위한 매장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임 소반 대변인은 "많은 야당이 있는데 훈센 총리가 누구를 목표물로 삼았는지 모르겠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6월 치러진 캄보디아 지방선거에서 약진한 CNRP는 다소 느긋한 모습이지만 정부 여당은 긴장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5년 전 지방선거와 비교해 여당 득표율은 62%에서 51%로 떨어진 반면 CNRP 득표율은 30%에서 44%로 뛰어올라 다수당이 총리를 배출하는 내년 총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일 여당이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형사범과 정당의 연대를 금지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해 야당 지지세 견제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훈센 총리의 최대 정적으로,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 중인 삼랭시 전 CNRP 지도자의 정치활동을 막기 위한 표적 입법이라는 것이다. CNRP는 정략적인 선거법 개정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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