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장맛비 90.2㎜ '44년 만에 최저'…평년의 23%

입력 2017-08-03 10:50  

제주도 장맛비 90.2㎜ '44년 만에 최저'…평년의 23%

7월 강수량 남·동부 일부 제외하고는 평년의 2∼43% 수준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장마 기간 제주도 강수량이 44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 기간 제주도(제주·서귀포의 평균값)의 강수량은 평년(398.6㎜)의 23%인 90.2㎜로, 1973년(30.9㎜)에 이어 44년 만에 가장 적었다.

올해 장마 기간 강수량은 역대 장마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1985년(1천119㎜)의 8.1%밖에 되지 않으며, 지난해(347.4㎜)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1973년에는 제주도의 장마 기간이 6일(6월 25∼30일)에 그쳤던 반면 올해는 평년(32일)보다 조금 긴 33일(6월 24일∼7월 26일)이었음에도 강수일수가 평년(18.3일)을 한참 밑도는 8일에 불과했다.

올해 제주도 장마는 평년보다 4∼5일 늦게 시작해 5∼6일 늦게 종료됐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전선이 활성화된 중부지방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았던 반면 제주도는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들어 강수량이 적었고 폭염·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고 설명했다.

장맛비가 적어서 7월 강수량도 남·동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저조했다.

특히 비가 적게 내린 제주도 서부 지역은 고산 23.1㎜, 한림 25㎜, 대정 17㎜, 마라도 4㎜, 가파도 11㎜ 등 평년의 2∼13%, 작년의 2∼20% 수준밖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대표적인 다우지인 한라산에도 비가 적게 내렸다. 지점별 강수량은 윗세오름 199㎜, 진달래밭 257㎜, 성판악 282.5㎜, 어리목 111.5㎜ 등으로 평년의 23∼43% 수준에 그쳤다. 백록담도 물이 거의 다 빠져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북부 지역도 제주 35.2㎜, 유수암 21㎜, 선흘 128.5㎜, 추자도 76㎜ 등 평년의 10∼35%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지난달 대기 불안정 속 '소나기 물폭탄'이 쏟아진 남·동부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지난해나 평년보다 많았다.

동부의 성산 지점은 지난달 강수량이 427.5㎜로 평년(283.2㎜)의 1.5배 수준을 보였으며, 남원도 평년(308.4㎜)을 다소 웃도는 364.5㎜를 기록했다.

신례에는 지난해(172.5㎜)의 2배에 가까운 325.8㎜의 비가 내렸고, 표선도 지난해(187㎜)의 1.6배인 302㎜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하고는 남부 지역도 지난달 강수량이 평년의 10∼25% 수준인 서귀포 51.8㎜, 회수 68.5㎜, 중문 61㎜, 서광 23.5㎜에 그쳤고 동부도 우도 92.5㎜(평년의 40%), 구좌 98.5㎜(평년의 35%) 등으로 적었다.

올해 제주도의 누적 강수량을 봐도 성산과 남원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평년 대비 37∼61%에 그치는 등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적었다.

비는 적게 내리고 폭염은 계속되는 가운데 가뭄으로 인한 농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으며, 급수난이 우려돼 오는 7일부터 애월·한림 중산간 8개 마을에서는 격일제 급수가 시행될 예정이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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