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복서' 이흑산, 보답 위해 자선 경기 펼친다

입력 2017-08-03 14:24  

'난민 복서' 이흑산, 보답 위해 자선 경기 펼친다

5일 춘천에서 환아 지원 자선 대회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최근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카메룬 국가대표 출신의 복서 이흑산(34·본명 압둘레이 아싼)이 자신을 보호해준 한국에 보답하기 위해 자선 경기를 펼친다.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는 "이흑산이 오는 5일 강원도 춘천시 샘토명물닭갈비 야외특설링에서 고성진(34·원우민복싱짐)과 슈퍼미들급(74.84㎏ 이하) 논타이틀 10라운드 경기를 펼친다"고 3일 밝혔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대회의 명칭은 '제2회 샘토나눔닭갈비데이 환아지원 자선권투대회'다. 이번 대회의 수익금은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춘천 지역의 한 모녀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흑산(4전 3승(1KO) 1무)에게 맞서는 고성진의 통산 전적은 11전 7승(7KO) 4패다.

애초 이 경기는 이흑산의 복싱M 한국 슈퍼웰터급(69.85㎏ 이하) 1차 방어전으로 치를 예정이었으나 고성진 측에서 감량의 어려움을 들어 슈퍼미들급 논타이틀 경기로 결정됐다.

이흑산은 2015년 8월 무주에서 벌어진 세계 군인선수권대회에 카메룬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가한 뒤 국내 망명을 신청했다.

이흑산은 "난 추방되면 고국에서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 나를 보호해달라"고 호소했지만, 한국 정부의 첫 반응은 싸늘했다. 이흑산은 지난해 10월 1차 난민 심사에서 탈락해 강제송환 위기에 몰렸다.

그는 이후 이의 신청서를 냈다.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한 환경 속에서도 이흑산은 올해 5월 27일 복싱M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다. "한국 챔피언 타이틀이라도 있으면 망명 심사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훈련에 매진한 결과였다.

결국, 이흑산은 지난달 18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난민 인정자는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고, 의료보험 혜택과 기초생활 수급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흑산은 향후 국내 활동은 물론 해외 원정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황현철 복싱M 대표는 "이번 경기에서도 이흑산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경우 세계복싱평의회(WBC) 아시아 타이틀매치를 주선할 계획"이라며 "(한국 복싱 웰터급 최강자 중의 한 명인) 정마루와의 라이벌전이나 세계 랭킹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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