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상승 기조 이어질 것"…일각서 "2,250까지 조정"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코스피가 3일 큰 폭으로 내린 것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세제 정책과 외국인의 차익실현 심리가 맞물려 화학 반응을 일으킨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해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된 점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증시 전문가들이 우선 주목하는 것은 외국인들의 매도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간 하루를 빼고는 모두 '팔자'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주가 고공 행진하자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정부가 전날 발표한 부동산대책과 세제 개편안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해석되면서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울고 싶은 애 뺨 때리는 격이 아닌가 싶다"며 "올해 들어 IT주 중심으로 코스피가 20% 넘게 올라 시장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여러 변수가 하락을 부채질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정보팀장도 "IT주 위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상황에서 여러 이슈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코스피가 크게 떨어졌다"며 "조정장세의 연장선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세법 개정안에 애초 기대와 달리 주주 환원 정책이 포함되지 않아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리서치본부장은 "정부가 그동안 배당 성향을 끌어올리고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한다고 해 기대가 컸는데 이번 세법 개정안에는 그런 게 다 빠졌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가 8개월간 쉼 없이 달려와 피로감이 높은 상황에서 호재보다 악재가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의 기초여건이 훼손된 것은 아닌 만큼 큰 틀의 상승 기조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상승 기조가 바뀔 정도로 이번 조정이 큰 건 아닌 것 같다"며 "코스피가 하반기에 2,600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추세 전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긴 호흡으로 조정장에서 매수 기회를 찾을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005940] 이사 역시 "현재 해외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도 흔들릴 요인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비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증시 일각에선 코스피가 2,250선까지도 하락할 수 있고 다시 상승세를 타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들린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정이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가 전 고점인 2,300선 초반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8개월간 22% 정도 올랐는데 예전 대세 상승장의 경우 1차 상승 때 70%씩 오르곤 했다"며 "상승 에너지가 작다는 것은 상승 후 조정국면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센터장은 "아무리 일러도 10월 중순을 지나기 전에는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기 어려울 듯하다"며 이번 조정 기간 코스피가 2,250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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