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한림원 토론회서 '생명윤리법 개정' 필요성 제기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치료 목적의 유전자교정 연구가 활성화되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인간 배아 대상의 연구가 금지돼 있는데,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훈 서울대 의대 교수는 3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치료제는 효과가 좋으면서도 안전해야 하는데, 이 중 하나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며 "현재 인간 배아를 이용한 '임상'은 규제해야 하지만, '연구'는 해야 한다는 것에 세계 학계가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유전자를 교정한 배아를 착상시켜서는 안 된다고 전제했다.
유전자 가위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고칠 수 있는 교정 기술이다. 이에 유전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열쇠'로 불린다.
김 교수는 지금껏 동물실험을 통해 유전자 가위가 근이영양증이나 헌팅턴병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며 "어떻게든 환자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이런 연구가 발전돼 적용되길 염원한다"고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인간배아 유전자 변이 교정 논문을 발표한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겸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역시 "2015년 배아 대상 연구는 허용하자는 국제 기준이 마련돼 관련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도 국제 기준에 맞춰갈 필요가 있다. 생명윤리법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명윤리법이 인간 배아 실험을 금지하고 있어 김 단장팀은 미국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배아 연구를 진행해야 했다.
이어 그는 치료 목적의 유전자교정은 금하면서도, 지능이 뛰어나거나 외모가 개선된 이른바 '맞춤형 아기'를 만들 수 있는 '강화' 목적의 유전자교정에 대해서는 금지 규정이 없다는 현행법의 문제도 지적했다.
김 단장은 "법 개정을 통해 이런 행위는 막고, 치료 목적의 연구에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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