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팔레스타인 청년이 "이스라엘 교도소에 갇힌 팔레스타인 재소자 석방을 위해 유대인 애인을 살해했다"고 자백해 이스라엘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 출신의 한 아랍 청년이 임신한 상태의 유대인 여자친구 미갈 할리미(29)를 죽였다고 이스라엘 경찰에 자백했다.
지난 5월 28일 실종된 할리미의 시신은 지난주 이스라엘 중부도시 홀론에서 발견됐다.
살해 용의자인 모함메드 카루프는 전날 예루살렘 법원 바깥에서 취재진에게 "이스라엘 교도소에 있는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의 석방을 돕기 위해 그녀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경찰은 카루프의 범행 동기가 팔레스타인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게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살인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의 보도 금지 해제 후 공개된 1차 수사 내용에 따르면 카루프는 할리미가 실종된 당일 홀론시 인근 모래 언덕에서 만나 그의 목을 조르고 돌로 머리를 쳐 숨지게 했다.
이후 카루프는 그의 시신을 모래에 파묻고 나서 도주했다가 나중에 경찰에 체포됐다.
다른 남자와 결혼한 경력이 있는 할리미는 피살 당시 임신한 상태였으나 그 뱃속 아기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불명확하다.
피살되기 전 할리미는 자신이 살았던 서안의 빈야민 유대인정착촌을 자발적으로 떠나 카루프를 만났으며 둘은 연인 사이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현재 카루프에 대해 1급 살인 이외 무기 소지, 문서 위조, 이스라엘 불법 거주 등의 혐의를 두고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또 이스라엘의 아랍계 마을 타이베에 사는 카루프의 지인 여러 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예루살렘 법원은 추가 조사를 위해 카루프의 구속 기간을 오는 6월까지 연장하고 그를 라말라 인근 오페르 교도소로 이감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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