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15억명 이상이 사는 남아시아 지역에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무더위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 출신인 임은순 홍콩과기대 도시환경공학과 교수와 제레미 S. 팔 미국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 등은 2일(미국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기가 습구온도(온도계 측정부를 물에 축인 헝겊으로 감싸 측정한 온도)를 기준으로 35℃가 되면 사람이 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배출된 땀이 잘 증발하지도 않기에 이에 6시간 정도 노출되면 사람이 생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습구온도가 31℃만 넘어도 인체에 위험한 수준인데, 최근에는 2015년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31℃를 넘은 적이 있으며 그해 인도에서는 열사병 등으로 3천500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인류가 만약 기후변화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온실가스를 현재 증가 수준으로 계속 배출하면 2100년에는 남아시아 인구의 최대 4%가 35℃가 넘는 습구온도를 겪게 된다고 예측했다.
이 경우 남아시아 인구 30%는 연중 하루 최고 습구온도 평균이 31℃인 환경에서 살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구진은 각국이 만약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합의한 것처럼 장래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하게 되면 연중 하루 최고 습구온도가 31℃인 환경에서 살게 될 남아시아 인구는 2%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엘파티 A.B. 엘타히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는 "인도를 보면 기후변화는 추상적 개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피할 수 있고 막을 수 있다"고 영국 BBC 방송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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