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공원배변→이웃 지적→총리아들 손가락욕→여론악화
싱크탱크 비판가세→총리아들 '물귀신작전'→전·현직 아들 갈등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현직 총리의 개가 싼 똥을 두고 촉발된 논쟁이 이스라엘 전·현직 총리 아들들의 진흙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아들 야이르는 최근 애견 카이야를 데리고 인근 예루살렘 공원을 산책했다.
카이야가 산책 중 공원에 똥을 누자 야이르는 이를 치우지 않았고, 이를 목격한 한 이웃이 "똥을 치우라"고 하자 야이르는 중지를 들어 올리는 손가락 욕을 했다.
이 사실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곧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야이르에 대한 논란은 네타냐후 우파 정부와 반목해온 이스라엘 싱크탱크 몰라드가 비판에 가세하면서 더욱 커졌다.
몰라드는 '황태자 야이르 네타냐후에 대해 당신이 모르는 다섯 가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25살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함께 총리관저에 사는 야이르의 생활방식을 꼬집었다.
몰라드는 야이르가 이스라엘 국민의 세금으로 24시간 신변 보호를 받고, 운전사가 달린 관용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이르는 몰라드는 몰라드의 지적에 전직 총리들의 아들들을 거론하며 물타기에 나섰다.
그는 "몰라드가 전직 총리들의 아들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며 전직 총리 아들들의 치부를 끄집어내는 글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야이르는 아리엘 샤론 전 총리의 장남인 옴리가 불법선거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4개월간 복역했다고 지적했고,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의 아들 아리엘은 팔레스타인 남성과 동성애 관계라서 이스라엘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똥과 손가락 욕 그림으로 가득 찬 이모지(emoji·그림문자)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에 동성애자 의혹을 받은 아리엘 올메르트는 재치와 분노가 뒤섞인 반응을 내놓으며 야이르에게 일침을 가했다.
아리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 올메르트 전 총리의 동성애자 아들이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려 "이런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다. 나는 여성을 사랑하고, 그중 한 명과 결혼해 딸까지 뒀다"고 반박했다.
또 이는 인종주의 및 동성애자 혐오증이라고 공격하며 "당신과 다르게 나는 일을 해 돈을 벌고 있고, 원칙에 따라 내 개가 싼 똥도 치운다"고 비꼬았다.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과 애견에 대한 논란은 이스라엘 사회에서 이전부터 제기됐다.
야이르가 공식 직함도 없이 총리관저에 부모와 함께 살자 네타냐후 반대세력들은 이는 권력 세습을 위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특히 총리의 애견 카이야는 지난 2015년 총리관저로 찾아온 이스라엘 의원과 외교부 차관의 남편을 손을 물어 논란을 산 바 있다.
총리는 유기견이었던 잡종견 카이야를 2015년 입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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