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110m 허들 한국기록 보유…6일 밤 예선 출격
"중국 셰원쥔 넘으면 준결승 진출할 수 있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김병준(26·국군체육부대)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110m허들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한국 육상계는 잔뜩 흥분했다.
어쩌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후 침체에 빠졌다.
2015년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출전하지도 못했다.
김병준은 4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17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그는 6일 오후 9시 15분 남자 110m 허들 예선을 치른다. 예선을 통과하면 7일 오전 4시 10분 준결승에 나선다.
3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김병준이 13초43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한국 육상이 활짝 웃은 데는 류샹(34·중국)의 영향이 컸다.
류샹은 아시아 선수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육상 트랙 단거리 종목에서 발군의 인재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 금메달은 류샹의 차지였다.
세계를 호령한 류샹 수준은 아니지만, 김병준은 셰원쥔(27·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스프린터로서 자존심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랜 부진에 시달린 김병준은 올해 살아났다.
올해 아시아에서 남자 110m 허들에서 13초3대 기록을 세운 선수는 셰원쥔과 김병준 두 명뿐이다.
셰원쥔은 13초31, 김병준은 13초39를 찍었다. 각각 올 시즌 세계 18위, 2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일본의 마수노 겐타(24)는 13초40으로 세계 34위다.
김병준은 지난 6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7 태국오픈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 결승에서 한국신기록인 13초39를 작성했다.
자신이 3년 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기록을 경신하면서 런던 세계선수권 기준 기록(13초48)을 뛰어넘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병준의 인생 목표는 '13초2'다.
우여곡절 끝에 출전하게 된 이번 런던 대회에서는 예선 통과를 목표로 삼았다.
이제는 은퇴한 류샹이라는 본보기와 더불어 같은 아시아 선수인 셰원쥔이 있어 김병준도 용기를 얻는다.
그는 출국하기에 앞서 "셰원쥔은 나보다 몇 수 위"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셰원쥔을 넘으면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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