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34년 전 허니컷이 걸은 길을 걷는다

입력 2017-08-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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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 34년 전 허니컷이 걸은 길을 걷는다

LAT, 다르빗슈-허니컷의 닮은꼴 트레이드 조명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이루기 위해 시즌 도중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최상급의 선발 투수를 영입했다.

최근에 성사된 다르빗슈 유(31) 트레이드 얘기 아니냐고? 물론 맞다. 그리고 여기에 부합하는 사례가 하나 더 있다.

다저스는 1983년 8월에 텍사스에서 좌완 선발 투수 한 명을 트레이드해왔다. 그해 개인 2번째로 올스타에 선정된 그의 이름은 현재 다저스의 투수코치인 릭 허니컷(63)이다.

4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가 소개한 다르빗슈와 허니컷의 트레이드는 기묘할 정도로 닮았다.

34년 전 텍사스에서 허니컷을 데려왔을 때,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3.5경기 차로 뒤쫓는 2위였다.

이때 당시만 해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다저스, 애틀랜타, 휴스턴 애스트로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신시내티 레즈 등 6팀이었다.

허니컷은 텍사스에서 14승 8패에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 중이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전력 강화를 노리는 팀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선발 투수였다. 다르빗슈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 선발 최대어로 꼽힌 것과 흡사하다.

그해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다는 점에서도 두 선수는 같았다.

다저스는 향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된 데이브 스튜어트, 좌완 리키 라이트, 현금 20만 달러를 내주고 텍사스에서 허니컷을 영입했다.

허니컷은 이적 후 첫 2번의 선발 등판에서 각각 7이닝 무실점,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위력을 떨쳤다.

하지만 3번째 선발 등판부터 어깨가 이상했다. 트레이너가 점검했지만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

허니컷은 어깨가 아팠지만 새로 이적한 팀에 나쁜 인상을 줄까 봐 참고 던졌다. 이후 5번의 선발 등판에서 허니컷이 남긴 평균자책점은 9.14였다.

허니컷은 결국 그해 시즌을 불펜 투수로 마쳤다. 허니컷은 다음 시즌에도 불편함을 내색하지 않고 투구를 이어갔다. 어깨 견봉 쇄골 부상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어깨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뒤였다.

다저스는 허니컷을 데려와 별다른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애틀랜타를 역전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넘지 못해 월드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허니컷은 1987년 8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트레이드됐고 이후 뉴욕 양키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을 전전했다.

1988년 이후로는 줄곧 불펜으로만 뛰다가 선수 인생을 마감했다.




허니컷은 LAT와 인터뷰에서 다르빗슈 트레이드가 성사됐을 때 본인의 사례가 떠오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그건 정말 오래전 얘기"라며 웃었다.

허니컷은 "실제로 본 다르빗슈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며 "하체가 무척 발달해 있었고, 폭발적인 팔심에다 투구 동작은 물 흐르는 듯했다. 변화구의 스핀은 최고 수준이었다"고 격찬했다.

같은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와 더불어 판박이 트레이드 사례인 허니컷 투수코치는 다르빗슈가 새로운 팀에 쉽게 적응하도록 도와줄 사람이다.

허니컷은 "다르빗슈에게는 시즌 도중 이적이 처음이라 생소할 수 있겠지만 걱정하지 않는다"며 "그는 다른 나라에서 온 선수다. 처음 미국에 와서 적응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건 약과일 것"이라고 했다.

LAT는 "역사는 반복된다. 허니컷이 바라는 것은 다르빗슈가 자신과는 다른 결말을 맞는 것"이라고 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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