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해 "대북 전략이 있긴 하느냐…동맹국·북한도 혼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그래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할 준비가 됐다는 것인가, 안됐다는 것인가."
최근 대북정책에 관한 미국 당국자들의 엇갈린 발언에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이렇게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는 NYT뿐만 아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는 없다"며 "어느 시점에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하더니,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북한 정권교체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거론했다. 북·미간 협상론이 부상하자 부통령은 '북한과 직접 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외교 수장이지만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던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1일 처음으로 국무부 브리핑룸에 등장,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NYT는 틸러슨 장관의 등장만큼이나 발언도 놀라웠다며, 이는 그동안 트럼프 정부의 거친 위협 발언들에서 급격한 정책 전환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 정부가 트럼프 정부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어진 정책 혼선을 꼬집었다.
곧바로 미 정부 내에서 틸러슨 장관과 배치되는 메시지들이 나오면서 그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나 국가안보팀과의 합의에 기반한 것이라는 신뢰가 의심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안보 위협을 다루는 것은 다층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고, 고위 당국자들이 전략의 다른 측면을 강조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어떠한 전략이라도 있느냐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정부는 일관된 대북정책을 분명하게 전달하려고 애써 왔지만, 일반적인 미국인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들까지도 이 정책이 어디로 향하는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책의 대상자인 북한 역시 혼란스러워하고, 북한의 오해와 착오로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지난 수년간 합의가 깨지고 불신이 쌓이면서 대북정책이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혼재된 메시지들이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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