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콘 서울' 초청으로 방한…"치맥 먹겠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악당의 표정이란 것은 악한 표정이 아니라 이렇게 겉으로는 온화한 얼굴을 하면서 악한 마음을 품는 것이죠."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전시장에 설치된 거대한 화면이 배우 마스 미켈센(52)의 미소로 가득 찼다.
이를 놓칠세라, 1천 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덴마크 출신으로 20년이 넘는 연기 경력을 가진 미켈센은 2012년 영화 '더 헌트'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특히 2013년 방영된 미국 TV 드라마 '한니발'에서 희대의 살인마 연기로 국내에도 확실한 얼굴도장을 찍었다.
대중문화 박람회인 '코믹콘 서울' 초청을 받고 처음 방한한 미켈센은 이날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배역도 아무래도 한니발"이라고 말했다.
물론 가장 힘에 부쳤던 캐릭터도 한니발을 꼽았다. "TV 드라마다 보니 전개가 빠르고, 제한된 시간 안에 촬영해야 해서 좀 어려웠어요. 또 영화에서 드라마로 각색되면서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를 맡았다는 점도 좀 그랬죠."
그는 "작품을 고를 때 배역을 결정하기 전에 스토리부터 본 다음에 출연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흥미롭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스토리, 선악이 공존하는 배역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한니발뿐 아니라 악역 캐릭터로 유독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미국에 건너와서 연기하다 보니 악역을 자주 맡게 됐다"면서 "악역이란 것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쁜 놈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켈센은 이날 유머 감각과 센스도 보여줬다.
탐나는 마블 캐릭터로 '스파이더맨'을 꼽은 그는 "마블에서 나이 쉰 된 스파이더맨을 필요로 할지는 모르겠다"고 눙을 쳤다.
또 악당 외모가 아니라는 사회자의 칭찬에 "지금은 괜찮을 수 있는데 아침에는 악당처럼 보일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한 그는 길지 않은 방한 기간에 '치맥'(치킨과 맥주)만큼은 먹겠다는 약속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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