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제헌의회 독재도구 우려 속 출범…의장에 前외무장관

입력 2017-08-05 03:41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독재도구 우려 속 출범…의장에 前외무장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개헌을 위해 구성된 베네수엘라 제헌의회가 4일(현지시간) 야권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출범했다.

관영통신 AVN 등 현지언론과 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545명으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제헌의회 첫 회의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참석했다. 제헌 의원들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초상화를 든 친정부 지지자들의 호위 아래 국회의사당에 입장했다.

야권 지지자들이 카라카스 일부 지역에서 제헌의회 출범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지만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제헌의회는 만장일치로 여당인 사회주의당의 지도자 중 한사람인 델시 로드리게스 전 외교부 장관을 의장으로, 아리스토불로 이스투리스 전 부통령을 수석 부의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제헌의회는 우파 야권이 장악한 기존 의회와 국회의사당을 나눠쓰게 된다.

제헌의회는 당초 지난 3일에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야권의 반대 시위 등을 의식해 출범을 4일로 연기했다.

제헌의회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서 출범했다.

교황청은 제헌의회 출범 전에 낸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혼란이 악화하고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화해와 평화를 장려하기보다는 갈등을 조장하는 새로운 제헌의회와 같은 계획은 중단하거나 보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헌의회는 취임 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제안한 헌법 개정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본 업무인 헌법 개정은 물론 기존 의회와 정부기관을 해산하거나 관료들을 해임하는 등의 막강한 권한을 지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야권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제헌의회 출범을 계기로 혼란스러운 현재 상황이 수습될 것이라는 베네수엘라 주장과 달리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가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극심한 경제난과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4월부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최소 125명이 사망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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