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와 이에 따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 결정 등 문제가 독립운동가 보재(溥齋) 이상설(李相卨·1870∼1917) 선생의 중국 내 기념비 설치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
선생의 고향인 충북 진천군과 이상설 선생 기념사업회 주도로 지난 9일 벌이려던 제막식이 돌연 연기됐다.
11일 진천군에 따르면 애초 송기섭 군수와 이상설 선생 기념사업회는 지난 9일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미산(密山)에서 군내 6개 고등학교 학생 등 30여명과 함께 이상설 선생 기념비 제막식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제막식은 오는 10월로 잠정 연기됐다.
이와 관련, 진천군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사드 추가 배치 결정이 내려지는 등 국제정세가 악화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 사업을 놓고 진천군과 중국 간 가교역할을 해왔던 중국 내 인사의 입장이 곤란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31일 내린 집중 호우에 따른 피해 복구 문제 등도 고려됐다"며 "추경예산 편성 일정 등을 고려해 제막식 일정을 10월로 잠정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기념비는 가로 8.2m, 높이 2m, 두께 1m 규모다.
이에 따라 지난 6일부터 러시아와 중국 내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 길에 올랐던 학생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내 한인 거주마을과 우수리스크 내 이상설 선생 유허비, 고려인 문화센터, 고려인 강제 이주 현장, 중국 지린성 옌볜 일대 등만 둘러봤다.
학생들은 11일 귀국한다.
진천 출신인 보재 선생은 이준 열사 등과 함께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의 밀사로 참석, 독립을 호소했다.
선생은 근대수학 교과서 '산술신서(算術新書)'를 집필, 근대수학 교육의 아버지로도 불리며 1906년 만주에 신학문 교육기관인 '서전서숙(瑞甸書塾)'도 세웠다.
만주, 연해주, 구미를 누비며 항일 독립운동을 벌인 보재 선생은 망국의 한을 품고 연해주에서 47세의 일기로 순국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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