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혐의 사퇴' 전 총리·'후계자' 전 총리 동생이 인선 개입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에서 지난달 대법원의 자격박탈 결정으로 사퇴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에 이어 취임한 샤히드 카칸 압바시 신임 총리가 새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하지만 대부분 샤리프 전 총리 때 장관들이 그대로 기용돼 여전히 샤리프 전 총리의 영향력이 건재함을 보였다.
5일 현지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압바시 총리는 전날 27명의 장관과 16명의 부장관을 선임했다.
전임 샤리프 정부에서 기획개발부 장관이었던 아샨 이크발은 내무장관에, 쿠람 다스트기르 칸 전 통상장관은 신임 국방장관에 기용되고 이샤크 다르 재무장관은 유임되는 등 샤리프 전 총리 때 대부분 장관이 자리를 지키거나 부처만 바꿔 새로 임명됐다.
샤리프 전 총리가 2013년부터 겸임했던 외교장관 직에는 카와자 아시프 전 국방장관이 임명됐다.
다만 차우드리 니사르 알리 칸 전 내무장관은 내각에서 물러났으며 주(州)간 조정부 장관에는 20여년만에 처음으로 힌두교 신자인 다르샨 랄 의원이 새로 임명됐다.
압바시 총리는 내각 인선을 확정하기에 앞서 샤리프 전 총리와 그의 동생 샤바즈 샤리프 펀자브 주 주총리와 6시간 동안 회의를 했다고 돈은 전했다.
해외 자산 은닉 의혹이 제기됐던 샤리프 전 총리는 지난달 말 대법원에서 "정직 의무를 위반했다"며 의원과 총리 자격을 박탈하자 바로 사퇴했다.
하지만 샤리프 전 총리는 하원 의석 과반을 차지한 여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총재를 여전히 맡으면서 파키스탄 정국을 좌우하고 있다.
그는 총리 사퇴 바로 다음 날 TV연설에서 동생 샤바즈 샤리프 주총리를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우고, 샤바즈가 연방 총리의 전제조건인 연방 하원의원이 될 때까지 과도 총리로 자신의 측근인 압바시 신임 총리를 지명했다.
샤리프 전 총리의 애초 구상은 다음달 중순 열리는 하원의원 보궐선거에 동생 샤바즈를 자신이 사퇴한 지역구에 출마하도록 한 뒤 그가 당선되면 새 총리에 지명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내년 총선 때까지 압바시 총리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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