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선주의·TTP탈퇴로 인한 의구심 해소…"美, 아시아 관여수준 유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6∼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처음으로 참석한다.
틸러슨 장관은 ARF 회의에 이어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 잇따라 회담을 할 예정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를 기회 삼아 동아시아 안보에 있어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이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 등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에 의구심을 품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회원국에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정부는 안보, 무역 등 모든 면에서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주요 대선공약 중 하나였던 TPP 파기는 사실상 현실화됐다.
국무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지역을 담당하는 차관과 차관보,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공석이다. 주한미국대사도 6개월 이상 비어있다.
그러나 사실 군사적인 면에서 미국은 아시아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은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중국을 압박했다. 필리핀군의 훈련과 장비에 지난 5년간 3억달러를 지원했다.
이번 회의는 이런 굵직한 안보 이슈들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우선 북한의 핵·미사일 이슈가 현안이고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의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군사시설을 구축하는 등 영유권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에선 IS(이슬람국가) 추종 세력과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미 국무부 수전 손턴 동아태담당 차관보 대행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지난 4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5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아세안 외교장관 회담 등을 들어 아세안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강조했다.
손턴 차관보 대행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관여 수준을 낮춘다거나 물러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반대"라며 "우리는 미국의 안보 미래와 번영에 지극히 중요한 이 지역에서 관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RF에서 북한의 회원자격 정지를 논의하고,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를 계속 수호할 뜻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에 있어서 트럼프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는 외교관도 있다. 아르마나타 나시르 인도네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여전히 아세안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들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의 역할 확대론도 나오지만, 중국과 이웃국 간의 경색된 관계를 고려할 때 아세안 회원국과 중국 간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국제전략연구소 왕유주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을 대체한다는 생각은 앞서간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이 더 다각적이고 균형 잡힌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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