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공과금납부·택배·커피숍 등 다양한 기능 흡수보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소매업태 1위 편의점이 드러그스토어, 종합슈퍼 등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면서도 소비 거점으로서 진화하고 있다.
다카야나기 고지 유니·패밀리마트홀딩스 사장은 "패밀리마트의 3∼5월 내점 고객은 전년 동기보다 약간 줄었지만 고객당 매출은 약간 늘어 하루 매출은 전년 동기를 웃돌았다"고 소개했다.
다카야나기 사장은 7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급여가 늘고 고용사정도 좋으므로 가전 등 내구소비재나 서비스 소비는 좋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일상용품 시장은 상당히 좋지 않다"고 소개했다. 급료증가에도 장래불안 때문에 일용품 소비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소비의 우선순위가 이처럼 변한 것은 최근 2~3년이다.
이에 대응해 패밀리마트는 5월 중순 일용품을 중심으로 25개 품목의 가격을 5% 정도 할인하고서야 판매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용품은 조금이라도 싼 것이라야 팔리는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다카야나기 사장은 "일용품 분야는 할인점 등과 격렬하게 경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 성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므로 고품질 자사브랜드(PB) 상품의 강화 등 상품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어디서나 파는 내셔널브랜드(NB)로는 차별화가 어려워 가격경쟁에 그대로 노출된다. 반면 품질 좋은 PB상품은 소비자들이 찾게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PB상품 샌드위치는 가격이 300엔대 후반으로 다소 높은 면도 있지만 그래도 잘 팔린다.
매출이나 매장 수에서 일본 내 편의점그룹 가운데 2위인 패밀리마트를 이끄는 그는 "NB상품과 PB상품의 균형을 잘 잡아 매출 성장전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소비 행태가 변하는 것도 반영한다. 인터넷통신판매나 음원사이트 수신이 가능한 프리페이드카드는 매출이 두 자릿수로 늘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식습관 변화 등도 영업전략에 반영한다. 이트인(eat in) 공간을 마련하고 커피숍 기능 이미지도 추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커피숍이나 식당 대신 편의점을 활용하고 싶다는 수요가 늘어난 것에 대응한 것이다.
고객층 변화도 눈에 띈다. 여성과 고령자의 이용이 최근 4~5년 사이에 늘고 있다. 특히 지방 편의점의 이트인 공간은 고령자가 차나 음식을 사서 먹거나 모임을 갖는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편의점은 원래 상품을 파는 장소였지만, 자동입출금기(ATM)를 비치해 은행 기능도 일부 도입했다. 공공요금을 납부하고 국제택배를 취급하는 역할도 한다. 인감증명 등도 발급받을 수 있다. 편의점이 기능을 늘리며 계속 진화하는 것이다.
편의점이 집에서 가까운데다 에어컨도 가동하고 있어 하나의 커뮤니티 기능을 수행하게 되면서 원래 이름대로 "정말 컨비니언트(편리한) 스토어가 됐다"는 것이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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