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기구 사용으로 전기 수요 급증…과부하·낙뢰·시설노후 탓
(전국종합=연합뉴스) 6∼7일 밤사이 전국의 도심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난 가운데 정전이 잇따라 발생, 5천여가구 주민들이 냉방시설을 가동하지 못한 채 한밤 찜통 더위에 시달렸다.
일요일인 6일 오후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가정에서 일시에 냉방 기기를 가동, 전력 수요가 급증해 아파트 변압 시설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전력 공급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6일 오후 8시 25분께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에 12개 동 1천206가구(12개동)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주민들은 찜통으로 변한 집안을 피해 밖으로 나가거나 차 안 에어컨에 의존, 열대야를 견디며 전력이 공급되기를 기다렸다.
주민 17명은 정전으로 멈춰선 엘리베이터에 갇혀 불안감에 떨다가 1시간 20여 분 만에 119에 의해 구조됐다.
한국전력은 복구반을 파견해 1시간 50분 만인 이날 오후 10시 15분께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
정전은 전기 사용 과부하로 아파트 전기 공습 시설에 고장이 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산 사상구 지역은 최고기온이 37.6도까지 치솟는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렸고 한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까지 더해 정전 사태를 겪은 주민들의 고통이 더욱 컸다.
같은 날 오후 9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한 아파트 약 1천18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은 복구반을 편성해 오후 10시 16분 복구를 완료했지만 이 아파트 주민들 역시 50분가량 찜통 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한전 측은 아파트 내부 전기 설비 문제로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10시 7분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아파트 단지에서도 정전이 발생, 1천232가구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주민들은 무려 3시 45분간 무더위 속에서 선풍기조차 켜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했다.
같은 시간 경기도 일산서구 주엽동 538가구에서도 변압기 과부하로 인한 정전이 발생해 주민이 7일 오전 4시 15분까지 냉방시설을 가동하지 못한 채 후텁지근한 한 여름밤을 지내야 했다.
6일 오후 6시 43분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일대 주택 400여가구, 상업·농업 시설 700호에서도 정전이 발생, 30여분만인 오후 7시 11분께 복구 작업을 끝내고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한전 관계자는 "내수읍 일대 낙뢰가 치면서 고압선이 끊어져 정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7시께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의 한 아파트에서 약 150가구에 공급되던 전기가 끊겼다.
한전은 복구반을 파견해 약 1시간 30분 만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
이 아파트 내부 전기 설비 중 차단기가 고장 난 것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7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 상황실에 따르면 지난밤 전국에서 5천여가구가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 상황실 관계자는 "휴가를 마치고 귀가한 시민들의 냉방기구 사용이 폭증하면서 과부하가 걸려 아파트 내부 전기 설비가 고장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승민, 정경재, 차근호, 최재훈 기자)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