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당국에 '트럼프 카지노' 상표 신청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표하는 회사가 마카오에 '트럼프 카지노' 상표 등록을 신청해,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일가가 마카오에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수십 건의 상표권을 관리하는 미국 DTTM 오퍼레이션스는 지난 6월 마카오 당국에 4건의 '트럼프(Trump)'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마카오 당국이 지난주 공개한 이 4건의 신청된 상표 중 하나는 '도박·카지노 서비스 및 시설'과 관련된 것이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카지노는 한때 미국 동부의 도박 중심지인 애틀랜틱시티 도박산업 매출액의 3분의 1 가까이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2008년 금융위기 등으로 차례로 도산하고 말았다.
마카오의 '트럼프 카지노' 상표 신청이 주목받는 이유는 마카오 카지노업계가 지각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카오 카지노 중 6곳의 영업권이 2020년 3월 말까지 종료되며, 이들이 영업을 계속할지 아니면 새로운 회사에 카지노 영업권이 주어질지는 미지수다.
도박 애널리스트인 벤 리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자녀들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 전 세계를 누비며 트럼프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며 "마카오 카지노의 영업권 갱신이 다가온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가 새로운 영업권 신청을 탐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1년 마카오 당국이 3곳의 카지노 영업허가를 내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마카오 부동산 재벌 응랍셍(吳立勝·70) 등과 협력해 응찰했다고 보도했다.
응랍셍은 마카오에 대규모 유엔 콘퍼런스 센터를 지으려고 유엔 외교관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지난달 미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도박산업 전문가들은 마카오 '트럼프 카지노' 설립의 관건은 결국 베이징 중앙정부가 이에 어떠한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신청한 호텔, 보험, 보디가드, 마사지, 에스코트 서비스 등의 사업을 위한 38건의 상표 등록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허가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에서는 마카오 당국이 새로운 7번째 카지노 허가를 내줄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마카오의 트럼프 상표 등록을 너무 지나치게 확대해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마카오대학의 글렌 매카트니 교수는 "상표 등록은 보편적인 사업 관행"이라며 "(트럼프 상표 등록은) 마카오에서 누구도 그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어적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상표를 사용한 한 마카오 기업과 소송전을 벌여 승소하기도 했다.
마카오 당국은 2012년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타워',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 등 세 가지 트럼프 상표의 등록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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