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미사일 시험발사 등 주목…'도발-제재-도발' 악순환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지성림 기자 =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 2371호를 배격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의의 행동'을 공언함에 따라 군사행동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은 7일 발표한 '정부 성명'에서 "국가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정의의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대결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핵포기 입장을 밝히거나 대화를 하자고 할 수는 없는 만큼 그동안 해오던 핵미사일 능력 과시 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5차례 핵실험으로 핵탄두 능력을 보여줬고 두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시험발사로 운반능력까지 과시한 상황에서 북한이 선택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
북한이 군사적 무력시위를 한다면 다시 미사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두 차례 ICBM급 '화성-14'의 시험발사로 미국 내에 본토 타격 우려를 키운 만큼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로 미국을 더 자극하려고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이번에는 그동안 해온 고각발사 대신 각도 조정을 통해 실제 사거리를 보여주려고 할 수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998년 8월 대포동미사일 경우처럼 발사각도 등을 조절해 중간 정도 각도로 잡아서 공해 상에 떨어뜨리는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 열도를 지나서 태평양 공해 상에 떨어뜨리는 시험발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6차 핵실험도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 중의 하나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열린 '북핵 고도화 국면에서의 남북관계 타개 방안' 주제의 포럼에서 "북한은 정권 수립 70년인 2018년을 '핵 무력 완성의 해'로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위해 6차 핵실험을 강행해 폭발력 40kt∼200kt 수준의 증폭 핵분열탄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외에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급 미사일보다는 기술적으로 아직 미완성 단계에 있는 전략 무기들을 실험함으로써 추가적인 억지력을 보여주려고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은 완성됐다고 하니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완성이 이뤄지지 못한 무기들을 동원한 도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8월 하순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맞서 미사일과 포사격 훈련을 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크다.
이 기간이 북한도 하계훈련 기간인 만큼 SLBM과 중·단거리 스커드형 미사일 발사뿐 아니라 대함,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장사정포 등을 쏘면서 재래식 전력까지 과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강화와 이에 대응하는 북한의 무력도발이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수위가 높아지는 것이 역설적이지만 대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은 한국과 중국이 반대하고 있어 해법이 될 수 없다"며 "북한의 도발을 계속하고 국제사회 제재가 고조돼 긴장이 커지면 협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고 말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7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최상의 신호는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조건이 맞는다면 북한과 앉아 미래에 관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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