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박기영 혁신본부장 인선에 비판 기류

입력 2017-08-07 19:01   수정 2017-08-07 19:03

과학기술계, 박기영 혁신본부장 인선에 비판 기류

"연구윤리·연구비관리 물의 일으킨 전력…부적절"

일부는 "ICT 외에 BT에도 무게 실어 줄듯" 기대도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7일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수장으로 박기영(59)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가 임명된 데 대해 상당수 과학기술계 인사들은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에 차관급 조직으로 신설된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조정 권한을 행사하고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정책 집행의 '컨트롤타워'다.

과기계 인사들은 무엇보다 2005∼2006년 불거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논문조작 사건 당시 연구윤리 문제와 연구비관리 문제로 물의를 빚은 전력을 지적했다.

서울 소재 사립대의 한 교수는 "박 교수가 황(우석) 박사 논문에 이름을 올린 일을 해명하던 것이 떠오른다"며 "이런 인사를 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새 정부가 '탈(脫)과학기술'을 바라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라고 말했다.

박기영 본부장은 당시 논문 내용에 기여한 바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과 전공(식물생리학)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과제 2건으로 황 전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천만 원을 지원받은 사실 등이 드러났으나, 처벌이나 학교 차원 징계는 받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공개 사과도 하지 않고 순천대에 복직했다.

당시 서울대·한양대 등은 조작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한 교수들에게 연구윤리 위반이나 연구비관리 책임을 물어 예외 없이 중징계나 권고사직 등 조처를 내렸다.

과기정통부 산하기관의 한 연구원은 박 교수의 혁신본부장 임명을 '올드보이의 귀환'이라고 표현하며 "새 정부가 '혁신'을 외치면서 참여정부 인사를 그대로 앉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산하기관의 연구원 역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새 정부의 '혁신'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새 본부장에 기대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립대 교수는 "현재 과학기술계에는 숙제가 꽤 있는데, 변화를 위해서는 공무원이나 대표 과학기술자를 쓸 수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들을 제외하고 (인재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박 본부장이) 잘 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 사립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대비 기술로 AI(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주로 부각됐는데, 박 신임 본부장이 생명공학기술(BT)에도 무게를 실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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