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튀니지 어부들이 반이민 성향의 활동을 해 온 유럽 극우단체 선박의 입항을 저지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7일 아랍권 위성매체 알아라비야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의 지방 어부들이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의 극우 활동가들로 이뤄진 '세대 정체성'(GI)이라는 단체 소속의 '시-스타'(C-Star) 선박에 대해 국내 항구 도시로의 입항을 막고 있다.
지난 1일 키프로스에서 출발한 길이 40m의 이 선박은 리비아 해역을 통과하고 나서 물자 보급을 위해 튀니지의 스팍스나 가베스 항에 정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튀니지 지방 항구 도시의 어부들은 이들의 입항을 저지하거나 시-스타 선박이 입항하더라도 주유 등을 차단하기로 했다.
튀니지 어부 연합단체 수장인 샴스이딘 부라신은 "그들이 만약 여기에 온다면 우리는 보급 채널을 막아버릴 것"이라며 "이것은 지중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자신들의 활동을 '유럽을 지켜라'로 명명한 GI는 지중해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비정부기구(NGO)의 난민 구조 작업에 대한 감시에 들어가겠다고 지난달 선언했다.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으로 7만6천 유로를 모금, 지중해 감시용 선박 한 척을 대여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GI의 취지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해 들어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를 출발해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던 중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 수가 약 10만 명에 달하는 가운데 이 중 약 3분의 1은 국경없는 의사회, 세이브더칠드런, SOS 메디테라네 등 NGO 단체 10여 곳에 의해 목숨을 건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NGO는 한편으로는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한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이탈리아 정부나 유럽연합(EU)의 통제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난민 구조에 나서는 바람에 유럽행 난민 행렬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난민 밀입국 업자들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