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뚝이' 오태곤 "팀도 고비 지나서 올라가겠죠"

입력 2017-08-08 09:23  

kt '오뚝이' 오태곤 "팀도 고비 지나서 올라가겠죠"

잦은 부상에도 꾸준히 출전…"맷집 세요"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kt wiz 오태곤(26)은 오뚝이다.

경기 중 이런저런 부상을 자주 겪는 편이지만 어느 순간 멀쩡히 다시 경기를 뛰고 있다.

지난 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는 좀 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1루 수비를 보던 오태곤이 내야 안타를 치고 달리던 SK 노수광과 부딪혀 쓰러진 것이다.

오태곤은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 코치가 달려 나와 오태곤의 뺨을 두들기기도 했다.

잠시 후 오태곤은 눈을 떠 정신을 차렸고, 숨을 돌린 후 다시 경기에 임했다.

이날 오태곤은 타석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에 도루까지 맹활약을 펼치고 호수비도 선보이며 6-3 승리의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오태곤은 경기 후 부상에 대해 "아파서가 아니라 숨이 안 쉬어져서 누워있었다"며 "순간적으로 숨이 안 쉬어졌다"고 말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한 상황을 말하면서도 표정은 덤덤했다.

오태곤은 올 시즌 어깨, 무릎 등을 다치기도 했다. 그러나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은 없다. 며칠 휴식하면 다시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경기 중이 아니라 훈련 중에 다쳐 병원에 실려 간 적도 있다.

지난 5월 27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내야에서 수비 훈련을 하던 중 외야에서 날아온 송구에 정수리 부분을 맞고 앰뷸런스에 실려 나갔다. 다행히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두 경기 휴식 후 다시 경기에 나왔다.

오태곤은 "맷집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쳐도 자잘한 부상이다. 크게는 안 다친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그도 크게 다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4월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팀을 옮긴 오태곤은 지난해 롯데 시절 정강이뼈 분쇄골절로 반 시즌가량을 뛰지 못했다.

이후 올해 이름도 오승택에서 오태곤으로 바꿨다. 그 효과 때문인지 팀까지 바뀌면서 제대로 분위기 쇄신이 됐다.




이런저런 잔 부상은 꾸준한 경기 출전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태곤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기대 속에서 트레이드로 왔는데 이렇다 할 성적이 없다. 계속 기회를 주시는데 팀도 많이 지고 너무 죄송스럽다. 김진욱 감독님께 제일 죄송하다. 너무 죄송스러워서 눈을 피해 다닌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의기소침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태곤은 "코치님들이 믿어주신다. 20홈런도 칠 수 있다고 격려해주신다"며 의욕을 보였다.

101경기에서 33승 68패(승률 0.327)로 꼴찌에 머무는 팀도 자신처럼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다행히 최근 2연승을 달리는 등 후반기에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오태곤은 "팀이 계속 안 좋을 수는 없다. 저희는 고비를 지났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내년을 위해 자신의 몫을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는 올라가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오뚝이 정신을 팀 전체에 전파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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