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긍년 연세대 교수, 고서 760여 점 전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세기 전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백과사전인 '송간이록'(松澗貳錄) 한문 필사본 53책이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됐다.
송간이록은 현재 2책만 전해지는 희귀한 자료로, 당시의 일상·문화·학문·역사·자연을 알 수 있는 기록으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병자호란 때 척화를 주장한 김상헌(1570∼1652)의 후손인 김긍년 연세대 교수로부터 송간이록을 포함해 고문헌 150여 종, 760여 점을 기증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 고문헌은 김 교수의 조부인 고(故) 김춘동(1906∼1982) 고려대 한문학과 명예교수의 소장본이다. 김춘동 명예교수는 일제강점기에 국권 회복을 위해 노력한 학자로 위당 정인보, 육당 최남선과 함께 역사서와 문학서를 번역했고, 저서 '운정산고'(云丁散藁)를 남겼다.
이정효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기증받은 고문헌 중에는 송간이록이 가장 희소성이 있다"며 "저자와 제작 시점은 알 수 없으나, 한 명이 50여 책을 쓴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가 기증한 고문헌 중에는 그의 선조인 김창집(1648∼1722)의 연보 '몽와연보'(夢窩年譜)도 있다. 몽와연보는 영의정을 지낸 김창집의 일생과 가학(家學)을 알 수 있는 자료다.
이외에도 김상헌이 쓴 '청음선생집'(淸陰先生集)과 황현의 '매천집'(梅泉集) 등 문집과 '연감류함'(淵鑑類函)·'사문류취'(事文類聚) 같은 사전, '안동김씨세보'(安東金氏世譜)·만성보(萬姓譜) 등 족보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됐다.
김 교수는 "조부가 생전에 간직한 귀한 책이지만,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읽고 연구할 수 있다면 더욱 보람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개인문고를 설치해 김 교수가 기증한 고문헌을 관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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