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시내 호화 아파트에서 20대 동거남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명문 의대 교수와 영국인 공범이 경찰에 자수했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 중서부 명문 사립 노스웨스턴대학 페인버그 의대 윈댐 레이뎀 교수(42)와 영국 옥스퍼드대학 재정사무관 앤드루 워런(56)이 사건 발생 아흐레만인 지난 5일 캘리포니아 주 경찰에 자수했다.
워런에 대한 사전 심리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시카고 선타임스는 레이뎀 교수와 워런 모두 시카고로 이송돼 정식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레이뎀 교수와 워런은 지난달 27일 시카고 도심 노스웨스턴 의대 인근에 소재한 레이뎀 교수의 아파트에서 트렌트 코넬-듀런로(26)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코넬-듀런로는 미시간 주에서 미용전문학원을 졸업하고 최근 시카고로 이주, 레이뎀 교수와 한집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계의 인정을 받는 교수와 명문대 교직원이라는 직함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 두 중년 남성은 수수께끼 같은 도피 행각을 벌이다 사건 발생지로부터 약 3천500km 떨어진 캘리포니아로 가서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선타임스는 레이뎀 교수가 워런을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인근 경찰서에 내려주고 자신은 약 17km 떨어진 오클랜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고 밝혔다.
레이뎀 교수는 범행 직후 승용차 편으로 시카고에서 약 130km 떨어진 위스콘신 주 휴양도시 레이크 제네바의 시립도서관을 찾아가 피해자 코넬-듀런로 명의로 현금 1천 달러(약 110만 원)를 기부, 의문을 증폭시켰다.
그는 도피 중에 가족과 친지에게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 "인생 최대의 실수를 저질렀다"며 범행에 연루된 데 대해 사죄하기도 했다.
워런은 옥스퍼드대학 서머빌 칼리지의 재정담당 선임직원으로,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이틀 전 미국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뎀 교수와 워런의 관계,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레이뎀 교수의 변론을 맡은 케네스 와인 변호사는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비난을 유보해달라"며 레이뎀 교수가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는 "수사가 공개된 후 레이뎀 교수를 오래 알아온 친구와 동료들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와 편지를 받았다"면서 "모두들 '마음이 따뜻하고, 지적이며 신뢰할 만한 사람이다. 그가 쓴 혐의는 평소 모습과 정반대된다'며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레이뎀 교수가 미생물·면역학계의 저명한 학자이며 전과가 없는 점 등을 들어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법원에 선처를 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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