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악용한 국외 자본유출 막기 위한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자본유출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는 중국 당국의 자금 흐름 통제 강화 조치가 홍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각 상업은행에 올해 상반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현금인출 내역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ING은행의 아이리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ATM을 사용하는 개인들의 자본유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위안화 매도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여전히 자본유출을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신용·직불카드인 은련카드(유니온페이) 등을 이용해 자본을 해외로 유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개인들은 해외에서 최대 10만 위안(약 1만5천700 달러)까지 현금을 인출할 수 있으며, 해외 송금은 5만 달러까지 할 수 있다.
유니언페이 카드 사용자는 하루에 카드 1개당 최대 1만 위안까지 해외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이를 악용해 일부 중국인은 여러 카드를 만들어 ATM에서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꼼수를 써 자본유출을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시중은행들에게 이달 20일부터 카드 사용 고객의 해외 현금인출이나 은행 거래가 1천 위안을 넘을 경우 이를 매일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달에는 마카오 정부가 유니언페이 카드 소지자들에게 ATM을 통해 현금을 인출할 때 신분증은 물론 안면 인식을 통해 신분 확인 과정을 거칠 것을 지시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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