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지하디스트 양성 목적…비밀 회동·육체 훈련 독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간단한 무기 조작법, 수류탄 사용법을 배우세요."
파키스탄 탈레반이 여성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양성을 위해 여성잡지를 출간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잡지 창간호 표지에는 "카울라의 길"이라는 문구와 함께 머리부터 발끝까지 베일로 가린 여성의 사진이 게재됐다. 카울라는 7세기에 활동한 여성 이슬람 전사다.
45페이지 분량의 이 잡지는 첫머리 사설을 통해 "이슬람 여성들이 앞으로 나아가고 무자헤딘(성스러운 전사)의 구성원으로 합류하도록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창간 목적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 지하디스트가 되려는 이들에게 "가정에서 비밀 모임을 열고 마음이 맞는 지하디 자매들을 초청하라"고 조언을 건넨다.
또한 "지하드의 의무를 반영한 문헌을 나누고 자매들을 위한 육체 훈련 수업 마련하라"고 제언하는가 하면, 무기 조작법과 수류탄 사용법을 익히라고 강조한다.
잡지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 탈레반(TTP) 수장인 파즈룰라 코라사니의 아내의 인터뷰 기사도 실렸다.
14살의 나이에 코라사니와 결혼한 이 여성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사람들이 왜 조혼에 대해 항의하는지 묻고 싶다"며 "성숙한 소년과 소녀가 너무 오랜 기간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있으면, 그 사회의 도덕이 파괴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 윌슨 센터의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만은 "최근 몇 년 새 전장에서 큰 타격을 입은 탈레반이 네트워크와 구성원을 재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잡지 발간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여성은 아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계층"이라면서 "여성들이 탈레반의 대의를 따르기 시작하면, 그들의 아들과 경우에 따라서는 딸에게도 탈레반에 합류할 것을 권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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