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화재 5건 중 4건은 실외기 전선에서 발생

입력 2017-08-09 06:00  

에어컨 화재 5건 중 4건은 실외기 전선에서 발생

전선 연장하거나 잘랐던 부위 꼬아서 연결할 때 '화재 취약'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에어컨 화재 5건 중 4건은 실외기 전선 연결 부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6∼7월 중 발생한 에어컨 화재 52건 중 41건(78.8%)은 전선 부위에서 일어났다.

에어컨 화재 수는 2015년 8건, 2016년 15건, 올해 들어 29건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에어컨 제조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실외기 전선(최대 10m)에 추가로 별도 전선을 연결한 경우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별도 전선을 사용하면서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을 쓰면 접촉 문제로 불이 날 가능성이 커진다.

집에 설치했던 에어컨을 철거할 때 대부분 에어컨과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기 배선을 절단한다. 이후 에어컨을 다시 설치하면서 절단된 전선을 단순히 꼬아서 연결해 불이 난 사례도 많았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에어컨은 전기 부하가 크기 때문에 연결 배선을 이음매 없이 설치해야 한다"며 "불가피하게 중간에 연결할 경우 전선 연결 슬리브(sleeve) 등을 활용해 견고하게 설치해야 접촉 불량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어컨 연결 배선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에어컨 제품 자체의 결함이 아닌 설치상 하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피해 보상이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제조사 소속 설치 기사가 직접 에어컨을 설치했다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임의로 업체를 선정해 설치했다면 '설치상 하자'가 돼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에어컨 화재의 대부분이 연결 배선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연결 배선 결선 시 주의하세요' 등의 문구를 설치 매뉴얼에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에어컨의 신규나 이전 설치 때 설치업자 정보를 담은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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