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서울대병원 3년] ①"중동에 한국 의료 알렸다"

입력 2017-08-10 07:00   수정 2017-08-10 08:16

[UAE 서울대병원 3년] ①"중동에 한국 의료 알렸다"

중증질환 전문 3차 병원으로 자리매김…외래환자 6만명 돌파 '쾌거'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서울대병원이 2014년 8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위탁 운영중인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이하 UAE 왕립병원)이 이달 13일 개원 3주년을 맞는다.

'오일머니'로 정부 재정은 풍부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UAE 현지에서 서울대병원은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UAE 라스 알카이마(Ras Al Khaimah) 지역에 있는 왕립병원은 현재 암·뇌 신경·심장혈관 질환에 특화된 246병상 규모의 3차 전문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 외국에 진출한 의료기관 중 구체적 성과를 낸 첫 모델

서울대병원은 2008년부터 UAE 왕립병원 위탁운영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UAE 현지 동향을 분석하기 위해 사무실을 개소하고, UAE 정부 측에 서울대병원이 보유한 의료기술과 의료진의 실력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그 결과 2014년 8월 서울대병원은 UAE 대통령실과 5년간 1조원 규모의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강대희 서울대 의과대학 학장은 "그동안 성형외과, 피부과 등 일부 의료기관이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한 경우는 있었지만, 대규모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서울대병원이 첫 번째"라고 설명했다.

5년간 1조원이라는 금액 자체도 엄청나지만, 서울대병원의 UAE 진출로 신규 일자리도 창출됐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계약 후 20∼30명의 의사를 새로 채용하고, 이들의 인건비는 계약금과 별도로 UAE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UAE 왕립병원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은 의사 58명, 간호사 81명을 비롯해 총 228명이다.

강대희 학장은 "1970년대에는 중동지역에 파견 나간 근로자들이 외화를 벌어왔다면 이제는 의료 산업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이 탄생했다"며 "토종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의료진이 해낸 성과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 "위급 환자는 UAE 왕립병원으로 이송"

UAE 왕립병원은 주변에 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UAE 전역 어디에서든 환자가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UAE 현지 병원들은 위급 환자가 발생하면 UAE 왕립병원으로 전원 조치를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우수한 실력이 입소문을 타고, 현지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UAE 왕립병원에서는 2017년 7월 기준 외래환자 6만360명, 응급환자 3만9천2명 등 총 9만9천362명의 환자를 돌보는 동안 단 1건의 의료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수술 건수는 1천892건을 기록했다.

이광웅 서울대병원 국제사업부 본부장은 "환자 중심의 진료를 목표로 모든 의료진이 말 그대로 '성심성의껏' 진료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클리블랜드병원, 존스홉킨스병원 등 UAE에 진출한 외국 유명 의료기관과 비교해도 UAE 왕립병원은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UAE 왕립병원은 작년 11월 의료기관 국제인증제도 중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JCI'(미국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기도 했다.




◇ 유가 하락으로 UAE 정부에서도 지속적인 관심 보여

UAE 정부는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등 외국 현지 방문 진료를 원하는 자국민에게 항공료·치료비 등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해 UAE 정부는 외국 현지 방문 진료 지원에 부담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자국 내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UAE 왕립병원 시스템에 UAE 정부가 과거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특히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서울대병원이 진료뿐만 아니라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의술교육을 시행하는 점도 UAE 정부 측의 호감을 얻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광웅 본부장은 "의료는 '돈벌이'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서울대병원은 열악한 UAE 현지 의료 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의사·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력 양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UAE 왕립병원과 같은 성공적인 의료사업 모델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며 "서울대병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계속 이어나가는 한편, 정부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UAE 왕립병원의 성과와 발전에 많은 격려를 바란다"고 밝혔다.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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