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고기는 썩지 않는다·세상을 바꾼 경이로운 식물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한국의 개, 토종개에 대한 불편한 진실 = 하지홍 지음.
경북대 자연과학대학 유전공학과 교수인 저자는 한국 삽살개 재단을 설립하고 삽살개 보존·연구에 힘쓰고 있다.
책은 대다수 사람이 우리나라 대표 토종개로 알고 있는 진돗개가 과연 우리가 자랑할만한 개인지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김홍도와 신윤복, 김두량 등 조선 시대 화가들의 그림에서 진돗개를 닮은 개의 모습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음을 지적하면서 "진돗개가 우리 대표 토종개라는 생각은 일제강점기를 통과하면서 급조된 왜색 문화적 관점"이라는 주장을 편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진도섬의 이름없는 토종개들을 두고 '진돗개'라는 이름을 먼저 정했고, 일본 기주견의 표준을 가져와 그와 닮은 개를 진돗개로 구분했다는 설명이다.
1937년 조선총독부에 제시된 일본 학자의 보고서에도 진도섬의 개가 일본개들을 닮아 내선일체 징표로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 내용이 담겼다.
책은 진돗개가 우리 개임은 분명하지만, 지금까지 위상이나 순수성에서 어떠한 반대 의견도 용납되지 않았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가 맞는지 회의적인 시선을 보인다.
불개, 오수개, 거제개 등 다른 토종개들이 제대로 이름을 얻지 못하거나 보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꼬집는다.
글로벌콘텐츠. 220쪽. 1만3천800원.
▲ 사냥꾼의 고기는 썩지 않는다 = 고이즈미 다케오 지음. 박현석 옮김.
저자는 일본 후쿠시마현의 양조장 집에서 태어나 발효학, 양조학, 식문화론을 전공한 음식문화 전문가다.
사냥꾼 친구가 보내온 땅두릅에 이끌려 산으로 찾아간 저자는 야생 생활에 도전한다.
벌 새끼를 모아다 벌밥을 만들고 미꾸라지 양념구이를 해먹는 등의 모습이 종합편성채널 인기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를 절로 떠올리게 한다. 독사에 물리거나 쌍말벌에 쏘이는 등의 고난기도 생생한 문체로 담겼다.
사과나무. 300쪽. 1만4천 원.
▲ 세상을 바꾼 경이로운 식물들 = 헬렌·윌리엄 바이넘 지음. 김경미 옮김. 이상태 감수.
식물을 통해 인류의 생활문화사를 조명하는 책이다. (원제 : Remarkable Plants)
수천 년간 식물은 인간에게 먹을거리와 옷감, 건축자재, 운송수단, 의약품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해 왔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열풍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식물은 숭배의 대상이자 고가의 사치품으로 대접받기도 했다.
책은 '삶을 바꾼 식물들'(곡류) '맛을 바꾼 식물들'(향신료) '고통을 바꾼 식물들'(의약품) '숭배와 흠모의 식물들'(예술) 등의 장으로 나뉘어 각 식물의 쓰임새와 가치를 전한다.
영국 큐 왕립식물원이 소장한 아름다운 식물 세밀화도 수록됐다.
사람의무늬. 240쪽.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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