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도 7월 은행 가계대출 6.7조↑…8개월만에 최대폭

입력 2017-08-09 12:00  

대출규제에도 7월 은행 가계대출 6.7조↑…8개월만에 최대폭

주택담보대출 4.8조 늘어…자영업자 대출은 2년만에 최대 증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대출규제 강화가 무색하게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6조7천억원이나 늘어나며 8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졌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나머지 대출도 작년 동기의 4배 가까운 수준으로 뛰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7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7조7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사이 6조7천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가 작년 11월(8조8천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최대다.

작년 7월(6조3천억원)보다 약 4천억원 많고 2010∼2014년 7월 평균(2조원)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정부가 서울 전 지역에서 대출규제 강화와 분양권 전매 금지 등이 포함된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계 대출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이 대책으로 7월 3일부터 서울과 경기 일부 등 청약조정지역 40곳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에서 60%, 총부채상환비율(DTI)은 60%에서 50%로 각각 강화됐다.

그럼에도 7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4조6천억원으로 6월 말보다 4조8천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5월 3조8천억원, 6월 4조3천억원 등으로 계속 확대되면서 작년 11월(6조1천억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집단대출이 꾸준히 이뤄지는 가운데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 개별주택담보대출도 계속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량은 1만5천 가구로 6월보다 1천 가구 늘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82조2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9천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6월(1조8천억원)보다 1천억원 늘었고 작년 7월(5천억원)에 견줘 4배 수준으로 뛰었다.

한국은행은 기타대출 증가 배경으로 이사비 등 주택관련 자금 수요를 꼽았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 출범도 기타대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은행은 31일 기준 대출이 3천억원이 넘었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되며 보통 신용대출이 전체 기타대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신용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로 금리 상승 등에 충격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타대출 증가는 우려를 낳는다.




은행권 기업 대출도 크게 늘었다.

7월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771조원으로 한달 사이 7조1천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155조1천억원으로 2조4천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615조9천억원으로 4조7천억원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잔액은 275조7천억원으로 3조1천억원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2015년 7월(3조7천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다.

내수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자영업자가 빚으로 사업 투자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 수신 잔액은 1천491조원으로 9조5천억원 줄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기업자금 인출 등으로 20조원 급감했다. 정기예금은 3조8천억원 늘어난 582조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사 수신 잔액은 516조8천억원으로 23조1천억원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19조6천억원, 주식형 펀드가 8천억원 각각 늘었고 파생상품 등 신종펀드도 4조1천억원 증가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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