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협 424개사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이른바 '4차산업혁명'의 성격에 대해 기업연구소를 보유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업 혁신을 으뜸으로 꼽았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이나 인공지능 등을 4차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보는 현 정부의 견해와는 거리가 꽤 큰 것으로, 오히려 4차산업혁명 정책의 원조인 독일의 '산업 4.0'에 가깝다.
9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달 18∼21일 연구소를 보유한 기업들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와 대응방향 등을 팩스나 이메일로 물었다.
응답한 기업 424개 사 중 44.6%가 4차 산업혁명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디지털 기반 시설을 활용한 제조업·서비스업 혁신'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물을 연결하고 지능화하는 사물인터넷'(22.9%), '디지털 역량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O2O(온오프라인연계)'(14.4%), '인공지능'(6.1%)이라고 대답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기업들의 82%는 4차 산업혁명과 현재 자사의 사업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고 대답해 대다수의 기업이 변화를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업과 관련성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들조차 정작 변화에 대한 준비는 미진했다. 이 중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5.7%에 불과했으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6.6%에 그쳤다.
전문인력 확보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한 기업 중 전문인력을 일정수준 이상 확보하고 있다는 기업은 13.3%에 머물렀으며,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13.1%였다. 특히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4차 산업혁명 대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대응이 미진한 원인으로는 '정보부족'(44.9%)과 '자금부족'(28.3%)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조사 기업의 77.9%는 곧 출범할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연구개발(R&D) 지원책으로는 기술사업화 지원(22.7%), 세제지원(21.0%)을 꼽았다.
김성우 산기협 상임이사는 "세계 각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기업의 능동적인 참여에 달려있다"라며 "새롭게 출범하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산업계 중심으로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지원에 중점을 둘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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