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처, 이력서 표준서식 마련…직무기술서 반드시 공지
김판석 처장 "깜깜이 채용 아니라 능력 따지는 꼼꼼이 선발"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부처별로 주관하는 공무원 경력채용시험에 이달 말부터 '블라인드 채용방식'이 적용된다.
응시원서에 사진부착을 폐지하고, 이력서에 학력·가족관계·신체사항 등 직무수행에 불필요한 신상정보를 적는 일이 없도록 전 부처가 공통으로 사용할 표준서식이 만들어졌다.
인사혁신처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국가공무원 임용시험 및 실무수습 업무처리 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행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공무원 공채에서는 2005년부터 응시원서에 학력란을 폐지하고, 면접도 단발성·돌발성 질문이 아닌 사전에 정한 질문과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채 응시자는 필기시험을 쳐야 해서 본인 확인을 위해 사진은 부착해야 한다.
공무원 경력채용은 필기시험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도 응시원서에 사진을 부착하도록 했고, 부처마다 이력서 서식이 다르다 보니 임의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다.
인사처가 이번에 지침 개정안을 마련함에 따라 앞으로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선발하는 공무원 경력채용에서는 외모에 따른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사진 없는 응시원서와 이력서를 사용하게 된다.
또, 전 부처가 경력채용 시 이력서 표준서식을 사용한다. 경력직을 선발하기에 자격, 경력, 학위를 적게 하지만 그밖에 직무수행에 불필요한 신상정보는 적는 칸이 없다.
인사처는 '직무역량 중심'의 평가를 위한 조치도 마련했다.
경력채용을 주관하는 부처는 응시자가 수행해야 할 직무내용과 업무수행에 요구되는 능력과 지식을 밝힌 '직무기술서'를 작성하고, 이를 시험 공고 시 반드시 공지해야 한다.
또, 면접관의 주관이 작용하는 면접이 아니라 사전에 정한 면접질문·평가방법·기준에 따라 진행하는 '구조화 면접'이 이뤄지도록 한다.
예컨대 '현재 거주지에서 근무장소까지 출퇴근이 가능한가', '초과근무가 많고 격무에 시달리더라도 잘 견뎌낼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처럼 개인의 신상·인적사항을 묻거나 응시자의 역량과 관계없이 답이 정해진 질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인사처는 밝혔다.
인사처는 임기응변과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을 우려가 있는 질문은 하지 말고, 직무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을 미리 준비하고 지원자의 응답에 따른 후속 질문까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사처는 각 부처가 업무특성에 맞는 구조화된 면접문제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면접문제 출제 가이드라인'을 10월 말까지 마련해 제공하고, 면접경험이 풍부하고 평가역량이 검증된 면접관 명단도 부처에 제공할 계획이다.
김판석 인사처장은 "블라인드채용은 일부에서 말하는 깜깜이 채용이 아니라 학력·지역·외모와 같은 편견요소는 배제하고 직무수행능력을 제대로 따지는 꼼꼼이 선발방법"이라며 "눈에 보이는 스펙이나 선입견을 넘어 지원자의 진정한 실력을 편견 없이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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