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반대' 日 석학이 "원자력 연구에 투자를" 외친 까닭은

입력 2017-08-09 15:21  

'원전 반대' 日 석학이 "원자력 연구에 투자를" 외친 까닭은

노벨상 수상 마스카와 도시히데 '과학자는 전쟁에서…'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에서 시작된 '탈(脫)원전' 논란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0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77)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는 오랫동안 원전 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그는 신간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동아시아 펴냄)에서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두고 "사고는 일어날 만하니까 일어났다"고 말한다.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정부, 구분되지 않는 건설과 심사 주체, 발전소를 짓기만 할 뿐 안전 유지에 돈을 들이지 않는 전력회사 등이 그 '원흉'이다.

"쓰나미로 1호기가 움직이지 않은 것까지는 어용학자들이 늘 말하는 대로 '예상 밖의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뒤 일은 인재다. 쓰나미도,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본에 원전을 건설할 때부터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험요소였다."

저자는 그렇다고 원전 가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지금 바로 중단하라고 말하면 멋있어 보인다. 하지만 원전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오히려 원자력 연구에 인재와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미 있는 원전을 사용하든 멈추든 안전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고 수습과 폐로, 폐기물 처리 등은 "적당히 하면 상상하기조차 두려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원전 폐쇄만도 국가적 프로젝트가 필요한 작업이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과학의 사회적 책임, 즉 스승 사카타 쇼이가 입버릇처럼 말했던 '과학자이기 전에 시민이 되자'는 것이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이던 1945년, 집 앞에 떨어진 소이탄 불발탄과 불타던 나고야 거리의 기억은 그의 학자로서의 태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독가스 기술을 개발한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 미국 비밀 과학자 조직 제이슨의 전쟁 기술 제안 등의 사례를 나열하면서 과학자가 자성하지 않으면 전쟁 무기로 동원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군비 증강뿐 아니라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한 국가를 만들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도 비판을 피해가지 못한다.

김범수 옮김. 208쪽. 9천500원.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